31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2004삼성증권배 프로야구 기아-롯데전.
김진우의 등판은 갑작스럽게 이뤄졌다. 당초 기아의 선발 투수는 마뇽. 하지만 마뇽은 1회 첫 타자인 롯데 김주찬을 상대하다 3구째에 헬멧을 맞혀 곧바로 퇴장을 당했다.
역대 선발 최소 투구 퇴장의 불명예. 올해부터 프로야구에서 투수는 고의여부와 상관없이 타자의 헬멧을 맞히면 무조건 퇴장 당하기 때문에 마뇽은 한 타자도 잡지 못하고 마운드에서 내려갈 수밖에 없었다.
미처 몸을 풀 사이도 없이 등판한 김진우는 기대 이상의 호투를 했다. 6회 1점을 내주긴 했지만 최고 구속 150km의 강속구와 파워 커브를 앞세워 9이닝 동안 올시즌 개인 최고인 탈삼진 13개에 3안타 1실점으로 역투. 투구 수는 121개.
김진우는 9이닝 동안 27개의 아웃카운트를 모두 잡아냈지만 선발로 나서지 않았기 때문에 완투승이 아니라 9이닝 구원승으로 기록됐다. 시즌 2승째(2패1세이브).
올시즌 독일에서 무릎 수술을 받고 전반기를 결장했던 김진우는 후반기 기대를 모았으나 들쭉날쭉한 투구내용으로 선발투수에서 중간계투와 마무리를 겸하는 구원투수로 보직이 바뀌었다. 하지만 이날 롯데전에서 완투나 다름없는 인상적인 투구를 보여줌으로써 피 말리는 준플레이오프 싸움을 벌이고 있는 팀에 큰 희망을 안겨줬다.
기아는 김진우의 호투와 김상훈의 2점 홈런에 힘입어 4-1로 이겼다.
잠실구장에선 두산이 2-0으로 앞선 9회초 SK에 동점을 내줬으나 9회말 2사 1, 2루에서 김동주가 오른쪽 끝내기 안타를 때려내 3-2, 1점차의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삼성은 대전에서 3-4로 뒤진 9회초 박한이의 역전 3점 홈런으로 경기를 뒤집고 1위 자리를 지켰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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