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동위원 화폐단위 변경추진 비난에 韓銀직원들 집단항의

  • 입력 2004년 9월 12일 18시 06분


김태동(金泰東)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이 10일 한국은행의 리디노미네이션(화폐 단위 변경) 추진을 공개 비난하자 한은 직원들이 강력히 항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은 직원들이 금통 위원에게 집단 항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12일 한은 관계자에 따르면 한은 국장급 2명과 부국장급 8명은 10일 오후 각각 한은 내 김 위원 사무실을 항의 방문해 “한은 내부 조직인 금통 위원으로서 조직에 누를 끼치는 발언을 한 배경에 대해 해명하라”고 요구했다.

한은 발권국 과장급 직원들도 같은 날 한은 내부 게시판을 통해 ‘발언의 배경과 진의를 밝히라’는 내용의 공개 질의서를 올렸다.

이에 앞서 김 위원은 10일 오전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 집중’에 출연해 “리디노미네이션은 재산 많은 사람이 돈 계산하는 것을 편하게 해줄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극히 일부 인사들이 우리나라에 부패가 얼마나 심각한지 모르고 그저 순진한 생각에서 추진하는 것 같다”면서 “다른 불순한 목표가 있는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리디노미네이션이 뇌물액수를 늘리는 등 부패를 더 심화시킬 것이란 우려다.

김 위원은 항의 방문한 직원들에게 “일부 정치인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철용기자 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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