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 61은 엷어 보이지만 의외로 탄력이 풍부하다.
참고1도 흑 1로 받으면 백의 계략에 걸려든다. 백 12까지 중앙 흑 석 점이 허약해져 백○의 승부수가 성공한 셈이다.
백 68까지는 필연의 수순.
수순 가운데 백 64로 참고 2도 백 1로 끊으면 어떻게 될까. 흑 12까지 참고 1도와 형태는 비슷하지만 그 차이는 크다. 참고2도는 참고1도에 비해 중앙 흑 넉 점이 탄력 있는 모양이고 흑 12로 미는 자세도 힘차다.
백 68 때 흑 69로 72의 곳에 끊어 축으로 몰고 싶어도 백 ○가 축머리에 놓여 있다. 양건 7단도 실전 진행을 예상하고 백 ○를 활용해 둔 것.
백 70 때 흑 71이 좋은 수. 백은 참고3도 백 1로 끊으면 상변 흑을 통째로 잡을 수 있다. 30여집이나 되는 백 집이 생기지만 흑 10까지 지키면 좌하귀 흑 집이 더 크다. 흑 A로 끊어 장문치는 수도 남아 좌하 방면에 백의 침입이 거의 불가능해진다.
흑은 73으로 두텁게 이어둔 뒤 흑 75가로 잡았다. 반상 최대의 곳으로 흑이 실리 면에서 15집 이상 앞선다.
검토실에선 백 ○의 도전이 역효과를 낸 게 아니냐고 조심스럽게 진단했다.
이 방면을 건드리지 말고 차라리 ‘가’로 평범하게 한 칸 뛰는 수가 좋았다는 것. 이어 흑이 ‘나’에 두면 백 ‘다’로 다시 한 칸 뛰는 진행을 제시했다. 백은 흑의 공격권에서 벗어났을 뿐만 아니라 우하쪽 세력도 좋아진다. 백은 조급한 마음을 버리고 평범한 길을 가야 했는데 너무 일찍 반격을 꾀하다가 형세를 그르쳤다.
해설=김승준 8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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