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종합]양궁 서오석감독 “요즘만 같아라”

  • 입력 2004년 9월 16일 18시 10분


지도자의 길을 걸은 지 21년째.

이제 그동안 뿌린 씨앗이 모두 열매가 됐다. 전북도청 양궁팀의 서오석 감독(47·사진). 그는 요즘 양궁계에서 부러움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여자팀 사령탑으로 아테네올림픽에서 개인, 단체를 휩쓴 것을 포함해 코칭스태프로 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를 따냈고 역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획득한 금메달도 8개에 이른다.

아테네올림픽에선 제자인 박성현과 이성진(이상 전북도청)이 결승전을 벌였다. 같은 팀 선수가 올림픽 결승전을 펼친 것은 이번이 처음.

국내대회에서도 전북도청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올 종별선수권대회 여자 단체전 우승팀인 전북도청은 15일 끝난 회장기대회에서도 세계타이기록(258점)을 세우며 우승했다.

서오석 감독은 혹독한 스파르타식 훈련으로 ‘흙 속의 진주’를 보석으로 만들어내는 스타일. 고교 때까지 무명이었던 박성현과 이성진이 모두 그의 손을 거쳐 세계정상에 올랐다.

선수들은 서 감독을 무서워하지만 97년말 동서증권이 해체된 뒤 갈 곳 없는 선수들을 1년동안 자신의 집에 데리고 있으면서 훈련시킨 일화는 그의 성격을 짐작케하는 대목.

올림픽 성적 스트레스 때문에 지병인 당뇨병이 악화된 서 감독은 “앞으로 대표팀 감독은 그만하겠다. 이러다 제 명에 못 죽겠다”며 태극마크 반납을 선언했다. 그러나 그는 “지도자 생활 때문에 많은 병을 얻었지만 그래도 난 복 받은 지도자”라며 껄껄 웃었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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