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진지한 농담.’
괴테는 죽기 5일 전 친구 훔볼트에게 보낸 편지에서 자신의 ‘파우스트’를 이렇게 불렀다. 60년 동안 매달린 필생의 대작이 고작 농담에 불과했다는 말일까. ‘진지한’ ‘농담’이 어떻게 가능하다는 말일까.
그 말이 함축하는 대로, ‘파우스트’는 상극되는 것들의 상호 대치와 반영을 통해 대상의 본성과 실체를 뚜렷하게 부각시키는 괴테의 기법을 집약하고 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파우스트’야말로 기독교적 중세의 틀을 벗어던지고 인간 중심의 세계를 열어젖힌 작품이며, 현대라는 시대의 인본주의적 본성을 파악한 ‘프로젝트 모던’의 산물이라는 점이 작품 해석의 키워드로 부각된다.
독문학 사상 최고의 대작이자 고전으로 불리는 ‘파우스트’의 체계적이고 포괄적인 조망에 한국학자로서는 처음 도전한 연구서이다.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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