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변 흑 대마에 대한 백의 첫 공격은 144로 흑의 집 모양을 깼다. 하지만 흑 145가 백의 추격 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 수로 흑 147에 호구칠 수 있는 여유가 생겼고 흑 대마의 눈 모양이 풍부해졌다.
백 150으로 일단 연결을 차단했으나 흑 151이 안성맞춤이다.
백 152는 교란 작전. 그러나 흑은 157까지 간명하게 처리한다. 백 158로 좌중앙에 뜻밖의 백집이 생겼으나 이 정도로는 불리한 판세를 만회할 수 없다. 게다가 흑은 안전을 의식해 159로 완벽하게 살아둔다.
이제 하변 흑을 더 이상 공격할 수 없다.
공격 목표를 잃은 백은 중앙에서 집을 보태려고 안간힘을 쓴다. 흑은 선선히 집을 내주면서 167, 169로 두텁게 정리한다.
조훈현 9단이 계속 물러서는 듯 하지만 비수를 숨기고 있었다.
흑 171이 놓이자 백이 난감해졌다. 백 172를 생략하면 참고도처럼 애써 만든 중앙 백집이 터져버린다. 대신 중앙 백대마가 풍전등화의 위기에 몰린다.
흑은 175로 끊어 백의 숨통을 죈다. 백은 한 수 가일수하면 살 수 있지만 흑이 176의 곳에 둬 백 4점을 잡으면 어차피 큰 손해다. 흑 177로 중앙의 거대한 백 대마가 숨을 거뒀다. 양 7단이 돌을 던질 곳을 찾은 것이다.
해설=김승준 8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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