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학]‘구름을 사랑한 과학자’…예술과 과학의 만남

  • 입력 2004년 9월 24일 16시 10분


◇구름을 사랑한 과학자/리처드 험블린 지음 조연숙 옮김/384쪽 1만7000원 사이언스북스

“하워드는 인류를 새롭게 할 유익한 가르침을 주네/ 손으로 닿을 수도 잡을 수도 없는….”

괴테의 시 ‘하워드에 따른 구름 형상들’의 한 구절. 당대의 시성(詩聖)이 찬양한 하워드란 누구였을까. 영국의 약제사 루크 하워드 (1772∼1864)가 그 주인공.

그는 짙든 엷든, 높든 낮든 한가지 이름밖에 없었던 ‘구름’을 체계적으로 분류했으며, 이 구름들이 기상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했다. 그의 연구는 시인을 비롯한 동시대인들의 상상력을 자극했을 뿐 아니라 과학에 기초한 기상 예측의 터전을 닦았다.

그를 의욕적으로 소개한 주인공이 바로 대문호 괴테였다. 그의 노력에 힘입어 하워드의 연구는 영어권에서보다 독일어권에서 먼저 전파되고 심화 연구됐다. 예술과 과학이 만나는 19세기 과학사의 눈부신 순간이었다.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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