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대도시 범죄지도]<1>서울…강남역-영등포역-종로3가 일대 “가장 위험”

  • 입력 2004년 9월 29일 18시 16분


지하철 강남역 남단 250m 지점, 지하철 종각역과 종로3가역의 중간지점, 지하철 영등포역과 영등포시장역의 중간 지점….

서울의 대표적인 강력범죄(살인 강도 강간) 발생 지역이다. 이는 올해 1∼7월 서울에서 발생한 3대 강력범죄를 본보 취재팀이 지리정보시스템(GIS) 기법을 이용해 분석한 결과 얻어진 것.

특정 지점을 중심으로 반경 750m(직경 1.5km) 단위로 범죄 발생을 분석했다. 이들 3곳에서는 강력범죄가 28∼46건 정도 발생했다.

서울의 동별 강력범죄 발생 현황
살인강도강간
신림동1223760
서초동0421254
화곡동0231235
미아동192333
역삼동1161431
상계동3111630
독산동1131327
논현동1111426
구로동 1111325
천호동451625
봉천동018624
신정동1101324
면목동212923
잠실동1101223
방배동181221
대림동311519
시흥동110819
신길동27918
방이동09817
수유동26917
신당동39517
청담동09817
2004년 1~7월 기준(자료:경찰청)

범죄GIS 분석 결과 지하철역, 백화점, 유흥가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범죄 발생이 특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하철역 반경 200m 안에서는 전체의 14.8%인 240건이 일어났고 반경 500m 안에서는 전체의 58%인 940건이 발생했다.

반면 근린공원을 포함해 서울의 343개 공원 가운데 강간은 10개 공원에서 10건, 강도는 8개 공원에서 9건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동인구가 적은 공원에서는 강력범죄 발생률이 낮았던 것.

서울의 대표적인 상권인 강남역을 중심으로 반경 1.5km의 인근 지역에서 모두 46건이 발생해 이곳이 지역적으로 가장 많은 범죄가 발생한 곳으로 꼽혔다. 행정구역으로는 서초구와 강남구의 경계선에 걸쳐 있는 지역이다.

또 영등포역 주변과 인근 백화점 및 상가 일대에서는 살인 3건, 강도 11건, 강간 14건 등 모두 28건의 범죄가 발생했다. 지하철 종로3가역과 종각역의 중간지점인 탑골공원 일대에서는 25건의 강력범죄가 발생해 그 뒤를 이었다.

이 같은 결과는 행정구역상 동(洞)별 강력범죄 발생 수와는 상당히 다르다. 동별로 보면 관악구 신림동이 60건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신림동이 우범지역이어서가 아니라 워낙 넓고 인구가 많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즉 동별 범죄발생 건수만으로 ‘이 동네가 가장 위험하다’고 할 수 없다는 얘기다.

이 밖에 철도, 하천, 도로, 공공시설 등 다른 지리정보와 범죄발생 간의 상관관계도 분석했으나 분석 대상이 된 데이터 분량이 적어 의미 있는 결과를 얻기 어려웠다.

하지만 범죄학자들은 자료가 충분히 축적되면 이들 지리정보와 범죄의 상관관계도 파악이 가능하기 때문에 범죄 예방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 서울시 동별 범죄발생 현황 더보기

길진균기자 leon@donga.com

정세진기자 mint4a@donga.com

▼범죄GIS란▼

GIS(Geographic Information System)는 컴퓨터를 이용해 지역별 각종 데이터를 지도 위에 시각적으로 표시하고, 나아가 이를 다른 지리정보와 연관지어 분석 가공하는 방식이다.

‘범죄GIS’는 범죄 관련 각종 데이터를 공간적인 관점에서 분석하는 기법으로 해외에서는 이미 일반화됐다. 미국의 경우 경찰서별로 관할지역 내 범죄GIS 분석을 통해 치안센터의 위치뿐 아니라 시간대별 순찰 동선(動線) 등을 정하고 있다.

경찰청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범죄GIS 분석을 하기 위해 ‘심스(CIMS·범죄정보관리시스템)’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서병수(徐秉洙·한나라당) 의원은 “범죄GIS 분석은 지역별 주요 범죄의 빈도를 한눈에 알 수 있게 해 줘 치안인력의 적절한 배치는 물론 해당 지역 주민들의 방범의식을 고취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GIS 활용 보도는 지리 정보와 일반 데이터를 결합함으로써 독자나 시청자에게 새로운 사실을 알리거나, 이미 알려진 현상을 더욱 쉽게 전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미국에는 범죄뿐 아니라 소득 인종 기후 마약 등 다양한 형태의 GIS 보도가 이뤄지고 있다.

본보는 지역별 범죄 관련 자료를 토대로 범죄발생 유형과 실태 등을 1차 분석하는 한편 국내의 GIS솔루션 및 시스템 전문기업인 ㈜선도소프트의 도움을 받아 이를 지리정보와 결합해 공간적으로 2차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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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진균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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