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48기 국수전…1%의 위험

  • 입력 2004년 10월 10일 17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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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7일 열린 제9회 삼성화재배 8강전에서 최철한 8단을 비롯해 송태곤 7단, 박영훈 9단이 탈락했다. 상대인 중국 선수들이 잘 두기도 했지만 한국 선수들의 컨디션이 최악이었다. 김성룡 8단은 “최 8단이 최근 두 달간 이틀에 한 번꼴로 바둑을 두는 등 무리한 컨디션으로 이번 대국에 임했다”며 “승패를 떠나 최근 둔 바둑의 내용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최 8단의 최근 성적은 1승 5패. 특히 한국 기원이 ‘타이틀 보유자의 세계대회 출전’이라는 원칙에 매여 대만 중환배 등 B급 세계 대회까지 최 8단을 내보낸 것은 기사 관리 면에서 여러 문제점을 드러냈다. 12월 잉씨배 결승을 앞둔 최 8단은 대국 수를 줄이며 컨디션을 회복해야 한다.

흑 87, 89로 백 한 점을 선수로 때려내 중앙 흑이 두터워졌다. 흑이 믿을 만한 재산은 이것밖에 없다.

흑 석 점을 삼킨 중앙 백은 완생한 것이 아니다. 흑은 중앙 두터움을 바탕으로 은근히 중앙 백을 노리고 있다. 흑 95는 우상귀 백 귀에 대해 선수. 손을 빼면 백의 귀가 잡힌다.

이창호 9단은 장고에 들어갔다. 백 귀를 잡힐 때의 손실은 30여집. 하지만 참고 1도나 2도처럼 귀를 살리면 중앙 백 대마가 위험할지 모른다. 물론 이 대마가 잡힐 확률은 희박하지만 이 9단은 1%의 위험도 용납하지 않았다.

이 9단은 백 96으로 백 대마를 살렸다. 흑 97로 귀를 잡을 때 백 98로 좌변을 지켰다. 이로써 귀를 내준 손실의 70%를 복구했다. 나머지는 대마의 목숨을 살리는 대가로 내놓은 것이다.

백 104까지 반상의 윤곽이 드러났다. 우상귀를 넘긴 이 9단의 계산대로 반상에서 변화의 여지가 사라지고 끝내기만 남았다.

형세는 반면으로 비슷한 정도. 흑이 덤을 넘어서기 어렵다.

해설=김승준 8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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