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노블리안스]차지완/애완견 전자칩 보호? 학대?

“가족처럼 여기던 요크셔테리어 한 마리를 최근 하늘로 보냈습니다. 15년간 가족이 정성을 다해 보살폈습니다. 개에게 15년이란 세월은 사람에게 100년에 맞먹는다고 하더군요.”

최근 정부과천청사에서 일하는 1급 공무원으로부터 이 같은 사연을 들었습니다. 개의 죽음을 접하고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고 하더군요.

애완동물을 기르는 인구가 매년 늘고 있습니다. 전국적으로는 280만여 가구, 서울에서는 6가구 중 1가구가 개와 고양이 등을 키우고 있다는군요. 장난감의 느낌을 주는 애완동물 대신 ‘반려(伴侶)동물’로 불러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런 추세에 발맞춰 농림부가 ‘동물보호 종합대책’을 최근 내놓았습니다.

주요 내용은 △애완견 전자 칩 부착 △전용 장묘업종 제도화 △투견과 경견을 비롯한 동물 학대행위 금지 △학대행위에 대한 처벌 강화 △판매업자 및 사육자 등록제 등입니다.

농림부는 이 대책을 바탕으로 내년 중 ‘동물보호법 개정안’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할 계획입니다. 국회에서 통과되면 1991년 법안 제정 뒤 처음 개정되는 것이죠.

그동안에도 개정 시도는 여러 번 있었습니다. 하지만 개고기 식용 문제를 둘러싼 논란 때문에 번번이 좌절됐었죠. 농림부는 이번에 적절한 타협을 한 것 같습니다. 개고기 식용 문제는 일단 제외하되 동물 복지수준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죠.

하지만 논란의 여지는 있습니다.

특히 법제화를 통해 규제와 처벌이라는 ‘칼’을 들이대려는 정부에 대해 거부감을 갖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동물보호를 명분으로 몸에 전자 칩을 부착해 관리하겠다는 것은 다른 종류의 ‘학대’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네티즌 사이에는 이번 대책이 논란거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일부는 “지금 우리나라가 이런 문제에 신경 쓸 때냐”며 비판하고 일부는 “학수고대했다. 체증이 풀린다”며 환영합니다. 경견행위(개 경주)를 금지시키는 것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차지완 경제부기자 c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