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조훈현 9단과 원성진 5단의 대국이 예정돼 있었지만 조 9단이 12∼15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고 있는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에 특별 초청을 받아 자리를 비우는 바람에 대국이 열리지 못했다.
그래서 윤준상 3단과 조훈현 9단이 둔 본선 대국 4판의 하이라이트를 5일간 게재하고 19일 열리는 유창혁-장주주 9단의 대결을 21일부터 싣는다.
윤준상 3단은 이번 대회 이변의 주인공. 그는 본선 첫 판에서 조훈현 9단을, 두 번째 판에선 유창혁 9단을 물리쳤다. 세계 정상을 호령하던 기사들을 간단하게 제압했다는 것이 바둑계의 화제를 불렀다.
조 9단과의 본선 첫 대국에선 초반 백 ○가 무리한 수여서 백 34까지 윤 3단이 코너로 몰렸다.
하지만 흑 35가 수순을 하나 빼먹은 큰 실착이었다. 프로들은 자충을 싫어해 가급적 돌을 쓸데없이 메우지 않으려고 한다. 흑 35는 그런 고정관념의 소산. 자충을 하지 않고 맵시 있게 백의 포위망을 빠져나간 것처럼 보이지만 지금은 참고도 흑 1(실전 38의 곳)에 찔러 백 2로 응수시킨 뒤 흑 3(실전 35)으로 뛰어야 했다.
백 36이 흑의 실수를 응징하는 호착. 이때 흑이 38의 곳에 찌르면 백은 ‘가’로 받지 않고 37의 곳으로 잇는다. 이 경우 흑은 귀의 백을 잡을 수 있지만 중앙과 좌변에 막강한 백 세력을 허용해 사실상 바둑이 끝나버린다.
조 9단은 눈물을 머금고 흑 37로 버틴다. 그러나 백은 40, 42로 귀를 살아둔 뒤 44로 좌변 흑 석 점을 공격해 대세를 휘어잡았다. 윤 3단은 조 9단의 헛손질을 틈타 정확한 펀치를 날려 한차례 다운을 빼앗았다.
해설=김승준 8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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