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48기 국수전…정확한 펀치

  • 입력 2004년 10월 13일 17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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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기 국수전 본선이 중반에 접어들었다. 국수전은 출전 기사 8명의 패자부활전 방식으로 치러진다. 이창호 9단과 윤준상 3단이 승자 결승에 올랐고 장주주 유창혁 조훈현 9단과 원성진 5단이 패자조로 밀려났다. 윤성현 9단과 양건 7단은 1회전과 패자조에서 거푸 져 탈락했다.

12일 조훈현 9단과 원성진 5단의 대국이 예정돼 있었지만 조 9단이 12∼15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고 있는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에 특별 초청을 받아 자리를 비우는 바람에 대국이 열리지 못했다.

그래서 윤준상 3단과 조훈현 9단이 둔 본선 대국 4판의 하이라이트를 5일간 게재하고 19일 열리는 유창혁-장주주 9단의 대결을 21일부터 싣는다.

윤준상 3단은 이번 대회 이변의 주인공. 그는 본선 첫 판에서 조훈현 9단을, 두 번째 판에선 유창혁 9단을 물리쳤다. 세계 정상을 호령하던 기사들을 간단하게 제압했다는 것이 바둑계의 화제를 불렀다.

조 9단과의 본선 첫 대국에선 초반 백 ○가 무리한 수여서 백 34까지 윤 3단이 코너로 몰렸다.

하지만 흑 35가 수순을 하나 빼먹은 큰 실착이었다. 프로들은 자충을 싫어해 가급적 돌을 쓸데없이 메우지 않으려고 한다. 흑 35는 그런 고정관념의 소산. 자충을 하지 않고 맵시 있게 백의 포위망을 빠져나간 것처럼 보이지만 지금은 참고도 흑 1(실전 38의 곳)에 찔러 백 2로 응수시킨 뒤 흑 3(실전 35)으로 뛰어야 했다.

백 36이 흑의 실수를 응징하는 호착. 이때 흑이 38의 곳에 찌르면 백은 ‘가’로 받지 않고 37의 곳으로 잇는다. 이 경우 흑은 귀의 백을 잡을 수 있지만 중앙과 좌변에 막강한 백 세력을 허용해 사실상 바둑이 끝나버린다.

조 9단은 눈물을 머금고 흑 37로 버틴다. 그러나 백은 40, 42로 귀를 살아둔 뒤 44로 좌변 흑 석 점을 공격해 대세를 휘어잡았다. 윤 3단은 조 9단의 헛손질을 틈타 정확한 펀치를 날려 한차례 다운을 빼앗았다.

해설=김승준 8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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