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이우정]‘엔지니어링’ 시장개방 대비해야

  • 입력 2004년 10월 14일 18시 51분


이우정
엔지니어링 산업은 사회간접자본(SOC) 및 산업설비 등의 건설 과정 가운데 제작과 시공, 설치를 제외한 모든 영역을 통칭한다. 즉 시설물의 타당성 조사에서부터 설계, 분석, 조달, 감리, 사후관리까지 모든 업무를 포함한다. 선진국 진입을 위해서는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21세기형 지식산업인 엔지니어링 산업에 대한 관심과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 엔지니어링 산업의 경쟁력이 곧 그 나라의 경쟁력이라고도 한다.

국내 엔지니어링 산업은 현재 열악한 상황에 있다. 지난해 말 현재 2300여개 업체 가운데 68%가 20인 이하의 업체들이고 시스템엔지니어링, 설계, 감리 등 핵심기술은 선진국 대비 60% 수준에 불과하다. 세계 200대 엔지니어링 기업에 한국은 2개 업체만 포함된다. 1960년대 모방단계부터 시작된 국내 관련 산업이 계속 발전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우선 법·제도적 측면의 정비와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 세계무역기구(WTO) 체제 출범에 따라 2005년이면 국내 엔지니어링 시장이 완전 개방될 것이고 불합리한 법규에 대한 시정 및 개선 요구가 높아질 것이다. 하루빨리 관련 기준을 국제기준에 맞게 표준화·투명화해야 국제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기술력 향상을 위한 과감하고 적극적인 연구개발 투자 역시 아쉽다. 지난해 과학기술부의 연구개발 투자 가운데 엔지니어링 관련 부분은 13억원(0.2%)뿐이었다.

핵심 기술능력을 가진 전문 엔지니어의 양성도 국내 엔지니어링 산업의 고도화에 필수적이다. 전문 교육기관 확충, 특화된 교육프로그램 개발, 산·학 연계를 통한 현장교육 체제 구축 등의 대책이 절실하다.

고용 증가와 부가가치 유발 효과가 높은 엔지니어링 산업의 활성화는 우리 경제가 당면한 고용 창출과 경제 활성화의 과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이우정 한국엔지니어링진흥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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