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이나 집을 떠나 방랑한 오디세우스의 아내가 남편에 대해 이야기한다면?’ ‘베아트리체라는 여인의 존재에 가려 있던 단테의 아내가 남편에 대해 이야기한다면?’ ‘예수를 팔아넘긴 가롯 유다의 어머니가 아들에 대해 말한다면?’
‘로마인 이야기’로 국내에도 고정 팬이 많은 역사 에세이스트 시오노 나나미가 자유로운 상상력을 발휘해 엮은 픽션 열두 편. 세례 요한의 목을 요구한 살로메는 요부(妖婦)가 아니라 아버지의 딱한 입장을 배려해 알아서 잘 처신한 효녀로 그려진다. 네로 황제가 의붓아버지와 어머니, 아내를 살해하라고 명령한 것은 역사에 나타나지 않은 쌍둥이 형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묘사된다. ‘지옥의 향연’에서는 고대 인물뿐 아니라 장칭(江靑) 등 현대의 역사인물까지 등장해 클레오파트라 등과 수다를 펼친다. 21년 전 발간된 일어판을 번역 출간.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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