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야구]보스턴 오티스, 12회 기적의 역전 끝내기홈런

  • 입력 2004년 10월 18일 18시 11분


4-4인 연장 12회말. 큰 경기에 강한 보스턴의 거포 데이비드 오티스(오른쪽)가 끝내기 2점 홈런으로 거함 뉴욕 양키스를 침몰시키고 있다. -보스턴=AFP 연합
4-4인 연장 12회말. 큰 경기에 강한 보스턴의 거포 데이비드 오티스(오른쪽)가 끝내기 2점 홈런으로 거함 뉴욕 양키스를 침몰시키고 있다. -보스턴=AFP 연합
“아직 끝나지 않았다(It ain't over yet).”

기적을 바라는 한 보스턴 팬이 손에 들었던 문구처럼 아직 시리즈는 끝나지 않았다.

7전4선승제의 시리즈에서 초반 3연패한 팀이 4승3패로 역전시킨 경우는 메이저리그를 통틀어 한번도 없었지만 펜웨이파크를 가득 메운 3만4826명의 보스턴 팬들과 1루측 선수들은 끝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18일 열린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4차전. 8회까지 보스턴은 3-4로 뒤졌다. 더구나 뉴욕 양키스 마운드엔 ‘승리의 화신’인 최강의 마무리 마리아노 리베라가 떡하니 버티고 서 있었다.

기적이 일어난 건 9회말부터였다. 보스턴의 선두타자 케빈 밀라의 볼넷에 이어 대주자 데이브 로버츠가 기습적인 2루 도루에 성공해 무사 2루. 빌 뮬러는 중견수 앞 적시타를 터뜨려 로버츠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4-4 동점. 홈팬들은 열광했다.

이제 연장전. 극적으로 동점을 만든 경기 흐름상 분위기는 보스턴으로 가게 돼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연장 12회말 무사 1루에서 큰 경기에 강한 데이비드 오티스의 타구가 오른쪽 담을 넘었다. 끝내기 2점 홈런.

4연패의 위기에서 벗어난 보스턴 선수들은 홈에서 오티스를 맞으며 덩실덩실 춤을 췄고 홈팬들이 보내는 기립박수와 함성으로 펜웨이파크는 터져나갈 듯했다. 이때 시간은 어느덧 오전 1시22분(현지시간). 보스턴으로선 5시간2분의 사투 끝에 거둔 값진 승리였다.

19일 열리는 5차전 선발은 페드로 마르티네스(보스턴)와 마이크 무시나(뉴욕 양키스). 보스턴이 여전히 1승3패로 불리하지만 에이스 마르티네스가 승리를 따낸다면 분위기는 반전될 가능성도 있다.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선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2연패 뒤 홈 2연승으로 균형을 맞췄다.

휴스턴 미니트메이드파크에서 열린 4차전의 영웅은 카를로스 벨트란. 포스트시즌에서 무섭게 방망이가 폭발하고 있는 벨트란은 5-5인 7회말 오른쪽 담을 넘기는 결승 솔로아치를 뿜어냈다. 포스트시즌 5경기 연속 홈런 신기록. 그는 또 포스트시즌 들어 총 8개의 홈런으로 2002년 배리 본즈(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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