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캘리포니아주 팜데저트 빅혼GC 캐니언코스(파72)에서 열린 미국LPGA투어 삼성월드챔피언십(총상금 82만5000달러)에서도 ‘소렌스탐 공포’가 맹위를 떨쳤다.
그 희생자는 박지은(나이키골프). 첫 라운드에서 생애 최다 언더파(10언더파 62타)를 기록하며 사흘 연속 단독선두를 질주한 박지은은 마지막 라운드에서 아니카 소렌스탐에게 덜미를 잡혔다. 지난해까지 최종 라운드를 선두로 출발한 4개 대회에서 모두 우승한 박지은이었기에 국내 팬들의 아쉬움은 더욱 컸다.
사흘 연속 꾸준히 60타대를 치며 박지은을 3타차로 추격한 소렌스탐은 최종 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이글 1개와 버디 3개로 5언더파 67타의 데일리베스트를 기록해 이날 1오버파 73타(버디 5, 보기 4, 더블보기 1)로 자멸한 박지은을 오히려 3타차로 제치고 역전 우승(18언더파 270타)을 차지했다. 소렌스탐이 거둔 올 시즌 6승 중 4승이 역전 우승.
소렌스탐의 위력은 통산 전적에서도 엿볼 수 있다. 1994년 정규투어에 데뷔한 이후 올해까지 11시즌 동안 225개 대회에 출전해 예선 탈락한 것은 겨우 8차례. 한 차례도 예선 탈락하지 않은 시즌은 올해를 포함해 7시즌이나 된다.
올해 15개 대회에서 6승.
당대 최강의 실력을 갖춘 데다 상대 선수가 주눅 드는 ‘소렌스탐 효과’ 덕까지 톡톡히 누리고 있는 것. 소렌스탐의 통산 우승 횟수는 54승. 한 시즌 평균 5승꼴로 우즈(평균 4.4승)를 앞선다.
박지은은 경기 직후 공식 인터뷰에서 ‘소렌스탐이 15번홀(파5)에서 이글을 잡았다는 사실을 알았느냐’는 질문에 “넘버원 플레이어(소렌스탐)가 당신 뒤에서 바짝 쫓아온다면 어떤 기분이겠는가”라고 반문해 ‘소렌스탐 공포’에 영향을 받았음을 간접적으로 시인했다.
소렌스탐은 “나는 경기 중 계속 리더보드를 체크한다. 우승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더욱 자신감이 생기고 그래서 15번 홀에서 과감하게 2온을 시도했다. 그린은 놓쳤지만 칩샷 이글을 잡아 낸 직후 ‘우승할 수 있다’는 확신이 섰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마지막 LPGA투어 대회에 출전한 미셸 위(한국명 위성미·15)는 3라운드 데일리베스트에 이어 4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2개로 2타를 더 줄여 합계 5언더파 283타로 공동 13위에 올랐다.
박세리(27·CJ)는 이날도 샷 난조가 이어져 버디는 1개에 그치고 더블보기 1개와 보기 5개로 6오버파를 쳐 합계 15오버파 303타로 출전선수 20명 중 최하위에 그쳤다.
안영식기자 ysa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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