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손끝에 모든 게 달려 있다. 용병이 잘하면 우승, 못하면 준우승이다.
국내 프로야구에 외국인 선수 제도가 도입된 게 98년. 이후 한국시리즈 우승은 ‘용병 농사’에 의해 좌우됐다.
1998년 현대는 에이스 정민태와 함께 걸출한 3루수 쿨바의 맹활약으로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머쥐었다.
2000년엔 현대 퀸란의 방망이가 춤을 췄다. 퀸란은 한국시리즈 7차전 결승 홈런 포함, 3개의 홈런을 몰아쳐 최우수선수(MVP)에 등극.
‘흑곰’ 타이론 우즈(현 요코하마 베이스타즈)는 두산 선수로 활약하던 2001년 ‘우즈 시리즈’를 만들었다. 역대 한국시리즈 최다 홈런(4개)을 때려내며 맹활약한 것. 그가 MVP에 뽑힌 건 당연한 일.
올해 포스트시즌에서도 관심의 초점은 외국인 타자다. 준플레이오프에서 알칸트라가 신들린 방망이(3홈런)로 두산을 플레이오프로 끌어올렸고 플레이오프에선 삼성 로페즈가 13타수 6안타(타율 0.460)에 2홈런 6타점으로 MVP가 됐다.
21일 열린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도 용병들의 방망이가 불꽃을 튀었다. 타격 3관왕(타율 출루율 장타력) 현대 브룸바가 4회 0-0 균형을 깨는 솔로포로 ‘장군’을 부르더니 이번엔 삼성 로페즈가 6회 1점 홈런으로 ‘멍군’을 불렀다.
SBS 박노준 해설위원은 “용병들은 포스트시즌에서 국내 선수들보다 받는 부담이 덜하다. 우리 선수들은 긴장해서 떠는 경우가 많은데 용병들은 편하게 즐기듯 플레이를 펼치니 더 강점을 보일 수밖에 없다”고 원인을 분석했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