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한국시리즈 2차전…8대8 무승부로 끝나

  • 입력 2004년 10월 23일 00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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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씨 10도 아래로 뚝 떨어진 수은주. 그러나 한국시리즈 2차전이 열린 22일 수원구장은 모처럼 만에 야구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20일 끝난 보스턴 레드삭스와 뉴욕 양키스의 미국프로야구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를 연상케 하는 최고의 명승부가 연출된 때문.

전날에 비해 5도 이상 곤두박질친 추운 날씨 탓일까. 현대 정민태와 삼성 호지스가 선발 맞대결을 벌였지만 1회부터 치열한 난타전 속에 삼성이 달아나면 현대가 따라붙는 공방이 계속됐다.

삼성은 한국시리즈 6연승, 포스트시즌 10승1패2세이브에 빛나는 ‘가을 사나이’ 정민태를 상대로 1회 3점, 2회 3점을 뽑으며 기세를 올렸지만 기쁨은 잠시. 현대는 송지만의 연타석 홈런과 김동수의 2점 홈런을 앞세워 곧바로 2점차로 추격.

이어 삼성이 6회 박한이의 2점 홈런으로 다시 점수차를 벌리자 현대는 공수교대 후 송지만의 2타점 적시타와 7회 브룸바의 1점 홈런, 박진만의 적시타를 묶어 기어이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후 현대는 마무리 조용준이, 임창용 권혁 권오준의 불펜 3인방을 조기 투입한 삼성은 박석진이 7회 2사후부터 외로이 마운드를 지키며 0의 행진을 이어갔다. 결국 이날 승부는 정규이닝인 9회밖에 진행되지 않았지만 4시간11분의 사투 끝에 8-8로 시간제한 무승부.

이에 따라 올 한국시리즈는 29일 7차전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할 경우 30일 잠실구장에서 사상 처음이 될 8차전을 치르게 된다.

수원=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 삼성 마무리 투수 도대체 누구?

#사례 1=마무리 투수 임창용이 2회 1사 후 등판했다. 임창용은 4이닝을 던졌다.

#사례 2=6회 권오준이 현대 김일경의 타석 때 볼카운트 2스트라이크 2볼이 된 뒤 권혁을 구원 등판했다. 권오준이 새로운 ‘소방수’였다면 6회에 웬 마무리 투수?

2차전 삼성 마운드 운용은 의문투성이였다. 2차전을 이기기 위한 ‘올인전략’이었다고 해도 뭔가 이상했다.

우선 2회 임창용의 등판. 삼성은 선발 호지스가 6-1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2회 난타 당해 불안했다. ‘비상카드’를 쓸 수밖에 없었다.

플레이오프에서 삼성은 마무리로 임창용이 아닌 권오준을 기용해 임창용이 포스트시즌에서 중간계투 또는 선발로 갈 가능성이 있음을 암시했던 터.

문제는 지난해까지 선발을 하긴 했으나 올해 내내 마무리를 했던 임창용을 너무 늦게까지 끌고 간 점. 구위가 떨어진 임창용은 6회 안타 2개와 몸에 맞는 볼로 무사만루의 위기를 자초했다. 투구수 68개.

6회 임창용에 이어 등판한 권혁을 2타자 만에 강판시키고 권오준을 마운드에 올린 것도 이해가 안됐다. 권오준 뒤에는 믿을 투수가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의 6회 등판은 빨라도 한참 빨랐다.

이날 삼성의 마운드 운용에 대해 김성근 전 LG 감독은 “김응룡 감독과 선동렬 수석코치간의 호흡이 안 맞는 것 같다. 기다려야 할 때는 성급하고, 바꿔야 할 때는 그대로 밀어붙인다”고 지적했다.

수원=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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