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은 초반부터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상변 백 대마의 삶을 둘러싼 흥정이 이 바둑의 진로를 좌우할 것이다.
흑 ○는 ‘가’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것.
백은 36까지 일단 실리를 챙긴다. 상변 백 대마를 살리는데 자신있다는 뜻이다.
드디어 흑 37로 공격이 시작됐다. 흑이 기분을 내고 있지만 막상 이 백이 쉽게 살고 나면 흑도 한 게 없다. 백은 38∼42 리듬을 타며 빠져나간다.
그러나 백 44가 한 박자를 놓친 실수로 백 행마에 불협화음이 생겼다.
백 44는 참고도 백 1로 먼저 끊는 것이 올바른 수순. 흑 2, 4로 잡을 때 백 5로 단수치는 것이 중요하다. 이어 백 7이면 ‘A’의 선수가 있어 백 대마가 완생.
참고도 백 1 대신 참고 2도 백 1로 젖혀가는 수도 괜찮을 것 같지만 흑 2로 단수쳐 반발하는 수가 있다. 백 3, 5로 버틸 때 흑 6으로 잇는 것이 호수. 백 7로 수를 줄이면 흑 8로 단수쳐 백을 잡는다. 또 백 7 대신 8의 곳에 보강하면 ‘B’에 둬 백이 수 부족이다.
안이한 백 44 때문에 대마의 생사가 불투명해졌다. 죽진 않겠지만 흑에게 크게 시달릴 듯하다.
해설=김승준 8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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