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48기 국수전…수순의 중요성

  • 입력 2004년 10월 24일 17시 44분


장주주 9단은 89년 중국에서 망명한 뒤 미국 일본을 거쳐 99년부터 한국에서 기사생활을 하고 있다. 그는 영어 일본어를 유창하게 하지만 한국어는 아직 서투른 편이다. 그의 설명으론 한국 기사 중에 중국어를 잘하는 사람이 많고 거의 매일 붙어다니는 아내 루이나이웨이 9단이 한글을 빨리 배워 자신은 별로 쓸 일이 없다는 것. 그래도 바둑 수에 관한 의사소통에는 지장이 없다.

바둑은 초반부터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상변 백 대마의 삶을 둘러싼 흥정이 이 바둑의 진로를 좌우할 것이다.

흑 ○는 ‘가’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것.

백은 36까지 일단 실리를 챙긴다. 상변 백 대마를 살리는데 자신있다는 뜻이다.

드디어 흑 37로 공격이 시작됐다. 흑이 기분을 내고 있지만 막상 이 백이 쉽게 살고 나면 흑도 한 게 없다. 백은 38∼42 리듬을 타며 빠져나간다.

그러나 백 44가 한 박자를 놓친 실수로 백 행마에 불협화음이 생겼다.

백 44는 참고도 백 1로 먼저 끊는 것이 올바른 수순. 흑 2, 4로 잡을 때 백 5로 단수치는 것이 중요하다. 이어 백 7이면 ‘A’의 선수가 있어 백 대마가 완생.

참고도 백 1 대신 참고 2도 백 1로 젖혀가는 수도 괜찮을 것 같지만 흑 2로 단수쳐 반발하는 수가 있다. 백 3, 5로 버틸 때 흑 6으로 잇는 것이 호수. 백 7로 수를 줄이면 흑 8로 단수쳐 백을 잡는다. 또 백 7 대신 8의 곳에 보강하면 ‘B’에 둬 백이 수 부족이다.

안이한 백 44 때문에 대마의 생사가 불투명해졌다. 죽진 않겠지만 흑에게 크게 시달릴 듯하다.

해설=김승준 8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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