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 45로 늘자 백 대마의 생사가 불투명해졌다. 흑 ‘가’가 절대 선수여서 백의 눈모양이 없어진 것.
백이 56의 곳을 먼저 끊어 흑의 응수를 강요한 뒤 45의 곳을 선수로 단수쳤다면 문제없었다.
바둑은 정교한 퍼즐 맞추기다. 하나만 빠져도 퍼즐 그림이 어색해지는 것처럼 백의 실수는 백○ 단 한 수뿐이었는데 형세가 갑자기 나빠지기 시작했다. 백○ 이전까지 수십 수를 잘 둬왔지만 모두 소용없다. 망가진 퍼즐을 제자리로 돌리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백 46이 고심의 한 수. 참고1도 백 1로 미는 것이 일반적 행마지만 흑 2, 4로 슬슬 받아주고 백 7 때 흑이 하변을 차지하면 흑의 대만족이다.
하지만 흑 47, 49로 막는 수만으로도 흑의 우세는 변함없다.
물론 백 대마가 사는 데는 지장이 없다. 그 와중에 흑 51, 53, 55 같은 수가 놓인다. 우선 흑 51이 놓이면서 우변 흑 ‘나’의 침입수가 강력해졌다. 흑 53, 55는 실리로 짭짤한 곳. 백은 이 모든 부수입을 흑에게 준 대신 두 집 내고 백대마를 살렸을 뿐이다.
백 58이 그나마 좋은 수. 백 1로 빳빳이 늘어 중앙 흑 세력을 견제하고 싶지만 흑 2로 대마를 잡으러 오면 10까지 몰살한다. 다만 백 ‘A’(실전 백 58)에 돌이 있으면 살 수 있다.
해설=김승준 8단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