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상 뚜껑을 여니 메이저리그 못지않게 재미있다. 4경기에서 나온 1승2무1패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 여기에 ‘코끼리’ 김응룡 감독(삼성)과 ‘여우’ 김재박 감독(현대)의 번뜩이는 ‘지략 싸움’까지 곁들여져 사상 최고의 명승부가 연출되고 있다.
최장 9차전까지 예상되는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남은 경기들은 어떤 방향으로 흐를까.
전문가들은 삼성의 ‘방패’가 갈수록 단단해지고 있음에 주목하고 있다. 전 LG 감독이자 스포츠투데이 해설위원인 김성근씨는 “삼성 마운드가 점점 좋아지고 있다. 두산과 플레이오프를 치르며 누적됐던 피로가 이제 풀리는 것 같다. 선발 호지스만 제 역할을 하면 삼성 쪽으로 분위기가 흐를 가능성이 많다”고 점쳤다.
삼성은 ‘불펜 삼총사’인 임창용 권오준 권혁의 구위가 회복된 데다 25일 4차전에서 선발 배영수가 10회까지 던지는 덕분에 이들 셋은 체력까지 비축하게 됐다. 하일성 KBS 해설위원도 “장기전으로 가면 플레이오프를 치르지 않은 현대가 우세하지만 투수력만 놓고 보면 삼성이 낫다”고 전망.
양팀이 2무승부를 기록한 게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미칠 영향을 두고는 의견이 엇갈린다.
경인방송 구경백 해설위원은 “현대가 2경기 다 지는 경기를 비긴 거 아닌가. 분위기는 현대 쪽으로 우세하게 흐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하 위원은 “2차전 무승부는 오히려 현대가 아까웠다. 현대가 8-8로 비긴 2차전에서 8회 1사 만루의 기회를 살려 이겼다면 시리즈는 4연승으로 끝났을 것이다. 2무승부가 현대에 유리한 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5차전을 승부의 최대 분수령으로 내다본 전문가들은 어느 팀이 이기든 4승2무2패로 끝난다는 의견이 많았다. 또 배영수와 피어리가 맞붙는 경기를 제외하면 타격전 양상으로 흐를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편 한국야구위원회(KBO)는 9차전까지 갈 경우 8차전은 7차전 다음 날인 30일, 9차전은 하루를 쉬고 11월 1일에 하기로 했다. 장소는 8, 9차전 모두 잠실구장.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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