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심정수 스리런…현대 “한발 앞섰다”

  • 입력 2004년 10월 28일 00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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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가 ‘헤라클레스’ 심정수의 4타점 맹타와 19세 고졸신인 오재영의 빛나는 역투에 힘입어 우승의 반환점인 2승고지에 선착했다. 사상 유례 없이 1승1패2무로 동률을 이룬 가운데 27일 잠실구장으로 옮겨 열린 한국시리즈 5차전. 승부는 싱겁게도 홈팀 현대의 1회말 공격 때 일찌감치 갈렸다.》

삼성 선발 호지스는 쌀쌀한 날씨에 몸이 덜 풀렸는지 톱타자 송지만에게 몸에 맞는 공, 1사후 브룸바에게 볼넷을 내줘 눈 깜짝할 새에 1, 2루의 위기를 맞았다.

다음 타석은 이날 마침 5경기 만에 처음으로 5번에서 4번 타순으로 올라온 심정수. 제구력이 불안했던 호지스가 볼카운트 1볼에서 던진 시속 134km짜리 슬라이더는 바깥쪽이긴 하지만 높은 스트라이크존에 걸쳤고 심정수가 힘껏 잡아당긴 타구는 드넓은 잠실구장을 절반으로 가르는 130m짜리 초대형 3점 홈런으로 연결됐다.

이어 심정수는 3회말 전준호의 2루타로 만든 2사 2루에선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깨끗한 적시타를 날려 팀의 4타점을 혼자서 모두 올리는 맹활약을 펼쳤다. 지난해까지 세 번의 한국시리즈에서 타율 0.190, 전날까지 4경기에서 0.267에 머물렀던 심정수로선 모처럼 이름값을 한 셈.

마운드에선 정민태 대신 ‘깜짝 선발’을 맡은 신인왕 후보 오재영이 삼성의 강타선을 6회 2사까지 탈삼진 6개에 2안타 3볼넷 1실점으로 요리, 팀의 4-1 승리를 이끌었다. 최고 시속 145km로 공은 그리 빠르지 않았지만 커브와 싱커의 아래로 떨어지는 변화구가 일품.

이날로 만 19세6개월27일인 그는 팀 선배 김수경이 1998년 LG와의 인천 6차전에서 세운 한국시리즈 최연소 승리투수 기록(19세2개월10일)에 버금가는 기쁨을 누렸다.

반면 삼성은 6회초 조동찬의 1점 홈런이 터진 뒤 볼넷 3개로 2사 만루의 추격 찬스를 잡았지만 김한수가 현대의 바뀐 투수 신철인에게 삼진으로 물러나 아쉬움을 남겼다.

한편 이날로 한국시리즈에만 37번째 출장하는 신기록을 세운 전준호는 3회 2루타로 포스트시즌 최다인 14번째 2루타, 타이인 56번째 안타를 기록하는 겹경사를 누렸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전 창기자 jeon@donga.com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현대 김재박 감독=선발 오재영이 김수경의 신인 때처럼 기대 이상으로 잘 던졌다. 워낙 대담하고 배짱 있는 투수라서 진작에 선발로 점찍어 두었다. 1회 3점 홈런으로 경기를 수월하게 풀어갈 수 있었다. 타선은 여전히 불만스럽지만 투수들이 잘 막았다. 조용준은 6차전 때도 1이닝 정도는 괜찮을 것 같다.

▽삼성 김응룡 감독=선발 호지스가 시작하자마자 무너지는 바람에 경기가 안 풀렸다. 호지스는 남은 경기에서 기용하지 않겠으며 타격 부진에 빠진 로페즈 역시 문제다. 6차전에 꼭 이겨야 하지만 만약 지더라도 3연승하면 그만 아닌가. 권오준과 권혁이 많이 쉬었으니 기대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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