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깜짝 활약’으로 우승 일궈… 올해는 누가

  • 입력 2004년 10월 28일 17시 58분


‘가을의 전설’ 한국시리즈에선 보증받은 거물 선수보다는 무명이거나 기대하지 않았던 선수가 펄펄 날며 팀에 귀중한 승리를 안겨줘 야구의 재미를 배가시키곤 한다.

대표적인 선수가 27일 5차전에서 현대 선발투수로 나선 오재영(19). 연봉 2000만원의 고교 신인인 그가 지난해 한국시리즈 MVP이자 연봉킹(연봉 7억4000만원)인 정민태가 나설 차례에 마운드에 선 것 자체가 깜짝쇼였다. 한국시리즈에서 빛난 ‘깜짝 스타’들을 되돌아본다.

○고졸 새내기 선발승

김재박 현대 감독은 5차전에서 승리한 뒤 “신인 때의 김수경을 보는 것처럼 자신감 있어 보여 오재영을 선발 낙점했다”고 털어놨다. 1998년 인천고를 졸업한 김수경(25·현대)은 앳된 모습으로 LG와의 6차전에서 승리투수가 되며 현대에 첫 우승컵을 안겼다. 고졸 신인으로 한국시리즈 사상 선발승의 영광을 안은 선수는 92년 빙그레전에서 승리를 따낸 염종석(31·롯데)까지 3명뿐.

○퇴출 대상에서 일등공신으로 변신한 용병

현대는 2000년엔 퀸란, 지난해에는 브룸바가 정규시즌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내 가슴앓이를 했지만 한국시리즈에서 이들의 화끈한 활약 덕택에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수비만 수준급이란 비아냥을 들었던 퀸란은 2000년 두산과의 7차전에서 4타수 3안타 2홈런 6타점을 기록해 MVP에 올랐다. 브룸바도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10타점을 때려내 재계약서에 도장을 찍을 수 있었다.

○홈런 한방으로 스타덤

프로원년인 1982년은 OB 투수 박철순의 독무대였다. 정규리그 MVP는 당연히 그의 몫. 하지만 원년 한국시리즈 MVP는 같은 팀 김유동의 차지였다. 정규리그에서 6홈런에 불과하던 김유동은 삼성과의 6차전 9회 2사에서 만루홈런을 때려내 팬에게 슬러거로 각인됐다.

전 창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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