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무승부 시리즈’ 또 관중모독

  • 입력 2004년 10월 30일 00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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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중살에 홈 도루까지…. 프로야구 23년 동안 한국시리즈에선 한번도 없었고 포스트시즌을 통틀어서도 딱 한번씩밖에 나오지 않은 진기록이 1회초와 말에 잇달아 나왔다.

그리고 올 한국시리즈는 세계 야구 역사상 유례가 없는 3번째 무승부를 기록해 최소 9차전까지 벌이게 됐다.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04프로야구 한국시리즈 7차전 삼성-현대 경기.

먼저 기세를 올린 쪽은 현대. 삼성은 1회초 현대 선발 정민태를 상대로 박한이와 김종훈이 연속안타를 뽑아내 무사 1, 2루의 황금 기회를 맞았다. 그러나 양준혁이 친 빨랫줄 타구는 현대 1루수 이숭용의 글러브에 빨려 들어갔고 리드 폭이 컸던 두 주자마저 동시에 아웃되고 만 것.

현대는 1회말엔 1사후 몸에 맞는 공으로 나간 전준호가 브룸바의 안타 때 3루를 밟았고 브룸바가 삼성 선발 전병호의 견제구에 걸린 틈을 타 홈 도루에 성공했다.

이 분위기면 야구의 속설 상 현대가 이기는 게 당연지사. 삼성은 2회말에는 유격수 조동찬이 채종국의 땅볼 타구를 잡아 1루에 악송구하는 바람에 전준호의 적시타 때 안 줘도 될 추가 실점까지 하는 불운이 겹쳤다.

그러나 삼성의 저력도 만만찮았다. 0-2로 끌려가던 5회초 볼넷 1개를 포함해 6연타수 안타를 날리며 6득점하며 단숨에 승부를 역전시켰다.

하지만 이번엔 현대 차례. 현대는 6회말 2번의 대타 작전을 성공시키며 기어이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임창용을 상대로 선두타자 이숭용이 오른쪽 안타, 대타 전근표가 우익선상 2루타, 김동수가 가운데 안타, 대타 강병식이 좌중간 3루타를 날렸고 전준호가 동점을 만드는 스퀴즈번트를 성공시켰다.

7회부터는 다시 투수전. 현대는 마무리 조용준까지 7명의 투수를 냈고 삼성도 30일 8차전 선발인 배영수까지 9회에 투입하는 ‘다걸기(올인)’ 작전을 폈다. 6-6 무승부.

한편 8차전은 30일 오후 4시, 9차전은 11월 1일 오후 6시 각각 잠실구장에서 열리며 10차전까지 갈 경우 9차전 다음 날인 11월 2일 오후 6시 역시 잠실구장에서 열린다. 이날로 잡힌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와 신인왕 투표는 순연될 예정이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전 창기자 jeon@donga.com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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