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의원 ‘달변’이 오히려 참여정부 성공 방해”

  • 입력 2004년 11월 18일 13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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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열린우리당 의원은 특별한 존재다. 그가 ‘친노무현 대통령’ 세력의 중심 이어서가 아니다. 바로 '토론솜씨’ 때문이다.

참여정부와 여당이 코너에 몰렸을 때 그는 각종 토론프로그램에 어김없이 등장한다. 대통령 탄핵, 국민연금, 행정수도이전 위헌결정, 국가보안법…. 도대체 가리는 영역이 없다.

그는 왜 이렇게 ‘동분서주’ 할까. 이유는 단 하나다. "참여정부의 성공을 그 누구보다 바라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며칠사이 그의 ‘달변’이 오히려 참여정부의 성공을 방해하고 있다는 비판이 잇달아 제기되고 있어 주목된다.

먼저 지난 15일 ‘친노(親盧)’ 성향의 정치평론 사이트 서프라이즈의 공희준 편집위원이 유시민 의원을 가리켜 ‘참여정부를 말아먹고 있는 나토군 참모총장’이라고 공격했다.

나토(No Action Talk Only)란 ‘말은 많고 행동은 전무한 군상들’을 가리키는 것.

공 씨는 서프라이즈에 올린 ‘유시민은 노무현의 짐이다’란 제목의 글에서 “소수의 ‘강성노빠(열성 노무현 대통령 지지자)’를 제외한 대다수 국민들이 유 의원과 전여옥 한나라당 대변인을 동급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둘 다 하는 일은 없으면서 구구절절 말만 장황하게 쏟아 붓는 백해무익한 존재”라고 폄하했다.

그는 “메시지의 옳고 그름을 떠나 전달되고 발설되는 분량이 적당한 한도 내에서 절제되고 자제되어야 의미가 와 닿는다”며 유 의원에게 “말을 줄이라”고 충고했다.

그는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와 김흥국의 ‘레게파티’를 턴테이블에 올려놓고 무척 빠른 속도로 돌리면 둘 다 소음이 될 뿐” 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전 대변인이 성명서를 발표할 적마다 한나라당의 지지율 까먹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유 의원이 나름대로 재기발랄한 표현과 화법이라고 확신하는 언설을 늘어놓을 때마다 ‘참여정부=NATO정부’, ‘노대통령=나토군 총사령관’이라는 국민의 선입견이 고착됨을 직시하시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유 의원의 다변과 달변으로 인해 열린우리당은 ‘입만 열린당’이라는 오명으로부터 탈출하기가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며 “토론에 이기고 정치에 지는 대신 토론에서 패배하고 정치에서 승리하는 쪽을 선택하라”고 충고했다.

공 씨는 “핵폭탄에 버금가는 메가톤급 위력으로 정부여당의 지지기반을 초토화시키고 있는 유시민 의원의 저렴한 입놀림을 봉인하지 못한다면 참여정부와 열린우리당에 미래는 없다”며 “유시민은 노 대통령의 자산이 아니라 짐이고 부채”라고 주장했다.

인터넷 신문 브레이크뉴스의 변희재 편집국장도 17일 유 의원의 잦은 토론프로그램 출연을 문제 삼았다.

그는 최근 인터넷상에서 표절 논란이 일었던 유 의원의 저서 ‘부자의 경제학 빈민의 경제학’이 표절이 아니라고 유 의원 손을 들어주면서도 “재경위 소속도 아닌 유 의원이 최근 경제 토론회에 자주 나온다. 전문적인 정책으로 토론하는 것이 아니라 대중을 끌고 나가는 현란한 수사로 위기를 넘긴다. 이것이 오히려 더 역효과를 내고 있다”고 질타했다.

유 의원과 불편한 관계인 열린우리당내 ‘안정적 개혁을 위한 의원 모임(안개모)’ 간사인 안영근 의원도 17일 발매된 주간조선 과의 인터뷰에서 “유시민 의원은 입으로 정치를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헌재 결정에 대해 유시민 의원이 오만방자하다고 했는데, 입으로 정치를 한 것”이라며 “헌재 발표가 나기 전 어떤 결정이 나도 개인 의견을 밝히지 말라는 문자 메시지를 당에서 두세 번 보냈는데 그것도 깨버렸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안 의원은 또 “이해가 안 되고 억울해도 헌법기관의 판단이니 일단 따르고, 억울한 마음은 천천히 표현해야 하는데 아쉽다. 우리가 야당이라면 극단적인 언행도 할 수 있겠지만 여당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잇단 비판에 대해 유시민 의원측은 18일 "그들이 개인적인 생각을 얘기한 것인데 이에 대해 뭐라고 하겠느냐"며 "특별히 코멘트 할 것이 없다. 신경쓰지 않는다"고 밝혔다.

박해식 동아닷컴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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