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컨대 ‘섬기는 리더십(servant leadership)’ 모델이 있는가 하면, 산타클로스에게서 리더십의 비밀을 찾기도 한다. 또 칭기즈칸이 21세기 경영전략의 지침을 일목요연하게 제시하기도 한다. “유일한 실패는 실패로부터 아무 것도 배우지 못하는 경우뿐”이라고 믿고 자신을 빈틈없이 관리하는 ‘원칙 중심의 리더’들도 관심을 끈다. 그들은 부지런히 배우고, 신뢰를 중요시하며, 시너지를 활용하고, 균형 잡힌 삶을 산다. 나름대로 경청할 만한 도움말이다.
▷그러나 기업경영과 국가경영의 리더십은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사(私)와 공(公)으로 대비되는 두 리더십 간 차이의 핵심은 ‘초월성’이다. 이기심과 당파적 이해로부터 초월하기 위해 정치지도자는 끊임없이 각성과 수양을 강요받는다. 자기희생의 내용과 정도가 남다르고, 구체적 상황 속에서 옳은 판단을 내리기 위한 기준도 복잡하기 때문에 정치적 리더십의 요건은 간명하게 제시될 수 없다. 그래서 국가 차원의 리더십은 운(luck)이라고까지 말한다. 그만큼 국가경영의 리더십을 양성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지난 ‘정부업무 평가보고회’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각료 인선기준은 종합적 리더십” 임을 강조했다. 리더십은 기본적으로 다양한 덕목들의 종합이다. 문제는 무엇이 우선돼야 하는가이다. 과연 우리 사회는 개인과 당파, 부처간 이해관계를 넘어 공동선을 지향하는 리더십을 성공적으로 키워왔는가? 아니라면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해보자. 교육인적자원부가 제시한 ‘수월성’ 교육대책에 ‘리더십 교육’을 포함시키자. 공공정신을 일깨우고 중용의 판단력을 기르는 리더십 교육에서 희망의 큰 줄기를 찾아야 하지 않을까.
유홍림 객원논설위원·서울대 교수·정치학 honglim@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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