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48기 국수전…파문을 일으킨 백 28

  • 입력 2005년 1월 23일 17시 57분


백이 18로 좌상귀를 굳히자 흑도 19로 우상귀를 굳힌다. 백 20으로 다가서자 흑 21로 지킨다. 남의 것을 빼앗기보다 내 집을 먼저 정비하겠다는 뜻이다. 두 대국자는 피 한 방울 안 나올 정도로 단단하게 두고 있다.

이처럼 서로 가드를 완벽히 올린 상황에선 주먹을 내뻗는 시기를 찾기 어렵다. 자칫 안 건드리는 것보다 못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 팽팽한 긴장감을 견디지 못해 집중력이 흐트러진 상태에서 주먹을 뻗으면 도리어 역전당하기 쉽다.

흑 27로 벌렸을 때 이창호 9단이 먼저 주먹을 내민다. 백 28로 흑의 엷은 모양을 추궁한 것이다. 평탄하던 반상에 높은 파도가 일어난다.

그러나 너무 빨랐다. 흑 35까지 백은 10집 가량의 실리를 얻었지만 전반적인 두터움을 잃어버렸다. 흑의 두터움은 집으로 환산할 수 없지만 곳곳에서 백을 괴롭힐 것이다.

백 28로는 참고도 백 1로 유연하게 둬야 했다. 흑 35 이후 백은 ‘가’와 ‘나’ 두 곳을 모두 급하게 둬야 한다.

해설=김승준 8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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