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 111로 본격적인 패가 시작됐다. 백 112가 날카로운 팻감. 최 9단은 괴롭기 짝이 없다. 이 부근에서 백의 팻감이 무수히 나오기 때문.
최 9단은 안타까운 마음에 흑 115로 손해 팻감을 써 가며 버틴다. 그러나 백 118을 본 최 9단은 마음을 정리한다. 패에 집착하다간 판을 그르칠 수 있다.
절대 유리하던 바둑이 역전 일보 직전까지 몰리면 이성을 잃기 쉽다. 분노와 자책이 뒤엉켜 정상적으로 판단하기가 힘들어진다. 최 9단이 지금 단계에서 냉정을 되찾은 것은 큰 승부사의 자질을 보여 준 대목이다.
흑은 119, 121로 중앙을 두껍게 하면서 좌하 패를 포기했다. 그러나 선수가 백에게 넘어갔고 백 ‘가’로 끊기는 약점도 남았다. 한쪽으로 싱겁게 기울던 바둑이 뜨겁게 달아 오르기 시작했다. ○…114, 117…111.
해설=김승준 8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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