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42는 실리의 균형을 맞추려는 수. 참고 1도 백 1로 씌우는 수가 그럴 듯해 보이지만 흑 2를 선수한 뒤 4로 삭감하면 백 집이 한쪽으로 편중돼 향후 국면 운영이 어려워진다.
흑은 한술 더 떠 43으로 상변에서 백에 실리를 허용하지 않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이창호 9단은 국후 검토에서 흑 43이 초반 실착이었다며 후회했다.
참고 2도 흑 1로 유연하게 품을 넓혀두는 것이 형세를 유지하는 착점. 백 2로 갈라치면 흑 3, 5로 정비한 뒤 흑 11까지 좌변을 지운다. 백도 불만은 없지만 흑이 더 편해 보인다.
흑 47, 백 48은 기세의 진행. 흑 47은 ‘가’로 상변을 지켜두는 수도 있고 백 48로는 ‘나’로 중앙에 울타리를 치는 수도 있지만 서로 상대의 진영을 부수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제 흑은 중앙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 이 9단의 선택은 흑 49의 얕은 삭감이었다.
해설=김승준 8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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