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약속을 철저히 지켰다. 지역구 주민들이 의사당으로 그를 찾아와 불가피하게 함께 지하철을 타야 했을 때도 타지 않았다. 주민들을 지하철 정류장까지 안내한 뒤 자신은 목적 장소까지 걸어가서 이들과 다시 만나곤 했다. 세금을 제 돈보다 더 아꼈던 이런 자세 때문에 그는 재선에 성공했다. 공화당 상원의원이 오하이오 주에서 재선에 성공한 것은 25년 만에 처음이었다. 그는 지금도 ‘빈자의 보디가드(bodyguard of the poor)’로 불린다.
▷김원기 국회의장은 요즘 서울에 집이 없는 지방 지역구 의원들의 주거 문제로 고민하고 있다. 초선 의원 60여 명이 전셋집이나 오피스텔을 얻어 사는데 비용을 아끼려다 보니 주변 환경이 열악해 고통을 호소하기 때문이다. “컨테이너에서 자는 기분이다” “창문 좀 열어 놓을 수 있는 집에서 살고 싶다”는 등의 푸념을 들을 때면 자신도 마음이 편치 않다. ‘후원금은 못줄망정 잠이라도 편히 자도록 해줘야 할 것 아닌가….’ 후배들 보기가 민망하다.
▷국회 정치개혁특위 소속 한나라당 의원들이 재임 중 부정부패에 연루되면 즉각 의원직을 사퇴할 것을 국민에게 약속하는 ‘대(對)국민 클린협약’을 체결하자고 제안했다. 정치자금법이 개정된 지 1년도 안 돼 “지금 법으로는 도저히 의정활동을 할 수가 없으니 법을 고쳐 기업 후원금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목청을 돋우는 의원들과는 대조적이다. ‘깨끗한 정치’ 하기가 어디 쉬운가. 드와인 의원 같은 자세가 아니면 어림도 없는 일이다.
이재호 논설위원 leejae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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