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2사단의 조기 개편이 한국과 사전협의 없이 미국 단독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한미 양국은 올해부터 주한미군의 지역적 역할 확대를 뜻하는 ‘전략적 유연성’ 문제를 논의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런 점에서 2사단 조기 개편의 배경에는 ‘전략적 유연성’ 확보에 대한 미국의 단호한 의지를 미리 밝혀 놓겠다는 의도가 포함돼 있다고 본다.
그러나 한국 입장에서 주한미군의 지역적 역할 확대는 쉽사리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대북 억지력에 부정적 영향이 없어야 함은 물론 주변국과의 관계도 두루 고려해야 한다. 미국이 독단적으로 밀어붙이다간 양국관계에 긴장을 부르고, 자칫하면 한미동맹의 성격 변화까지 초래할 수 있는 것이다. 더욱이 미군 감축과 기지 이전 등 양국 간에 합의된 군사 현안을 차질없이 추진해야 할 상황에서 미국의 일방적 행동은 불필요한 부작용을 부를 소지가 있다.
한미 양국은 시간을 두고 좀 더 신중하게 협의해야 한다. 미국의 움직임에 따라 ‘협력적 자주국방’의 로드맵 자체가 영향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우리 정부의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 시점에서 한반도 안보에 더 긴요한 것은 ‘자주’보다 ‘협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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