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7 수도권 주택시장 안정대책’은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정부가 판교신도시 주변과 서울 강남지역 재건축아파트를 중심으로 나타난 집값 급등 조짐을 막기 위해 내놓은 ‘2·17대책’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다.
한 달 정도 지난 15일 현재 서울 강남 아파트 시장은 안정세를 찾았지만 경기 성남시 분당구와 용인시 등 판교신도시 주변 지역의 집값은 여전히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발목 잡힌 강남 집값=강남 집값은 재건축 개발이익환수제의 5월 시행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 이달 초 국회를 통과하면서 확실히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재건축 추진에 대한 기대심리가 꺾이면서 사업 초기 단계의 재건축아파트이 수천만 원씩 빠진 게 직접적인 원인이다.
송파구 가락시영 2차 17평은 2월 초 5억7000만 원까지 올랐지만 2·17대책 발표 이후 4000만∼5000만 원 떨어졌다.
강동구 상일동 고덕주공 6단지 24평형은 2월 초 5억8000만 원까지 뛰었다가 3월에 접어들면서 5억2000만 원으로 내려앉았다.
초고층 재건축 추진 방침이 알려지면서 1월 중순부터 한 달 남짓한 사이에 5000만∼1억 원 가까이 올랐던 압구정 현대아파트 등 고밀도지구 아파트도 ‘초고층 불가’ 방침이 발표되면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재건축 추진 여부에 따라 가격 변동이 이뤄질 것”이라며 “이미 분양 승인을 받은 단지는 상승세를 타겠지만 개발이익환수제가 적용되는 단지들은 대부분 사업이 늦어지면서 가격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분당·용인은 오름세 지속=정부가 판교 중대형아파트 분양가를 평당 1500만 원 선으로 제한하고 분양을 11월로 늦추겠다고 했지만 분당·용인 일대 집값은 여전히 강세다.
발표 직전 7억1500만 원 수준이던 분당구 서현동 시범현대 47평형은 최근 호가가 8억 원 정도로 올랐다.
용인 죽전동 포스홈타운 49평형은 2월 초 4억5000만 원 선에서 대책 발표 이후 꾸준히 상승해 현재 호가가 5억∼6억5000만 원.
부동산114 김희선 전무는 이에 대해 “판교 인접 지역이 처음에는 판교 분양가의 영향을 받아 상승했지만 지금은 교통망이 확충되고 주변 여건이 개선되는 등 개발 영향으로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닥터아파트 강현구 정보분석실장은 “판교신도시가 강남 대체지라는 기대가 사라지지 않는 한 분당·용인의 가격은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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