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갈피 속의 오늘]1877년 美예언가 에드가 케이시 출생

  • 입력 2005년 3월 17일 19시 11분


“죽음과 환생이라는 영원한 법칙을 깨닫지 못하는 한 그대는 어두운 지구 위를 헛되이 스쳐가는 나그네에 불과하리라.”(독일의 문호 괴테)

삶은 일회성이어서 유성이 흐르듯 덧없이 스러지는 것일까. 아니면 죽은 후 다시 태어나는 것일까.

전생과 윤회, 업(業)…. 동양에선 순환적 세계관이 우세하다.

서양은 달랐다. 기독교적 전통에서 환생은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그런 믿음은 교회와 국가의 권위에 대한 도전으로 비쳤다.

‘미국에서 가장 불가사의한 사람’ 에드거 케이시가 1877년 3월 18일 태어났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지만 최면 상태에서 전생을 봤다고 했고 사람을 만나지 않고도 병을 고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1910년 10월 9일 뉴욕타임스가 ‘글도 못 읽는 사람이 최면 상태에서 의사가 되다’라는 제목으로 그에 대한 기사를 싣자 미국 전역은 들끓었다. 의사와 과학자들은 비판을 쏟아냈지만 수천 명이 그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케이시가 남긴 기록에 따르면 그는 1901년부터 1944년까지 43년간 1만4000여 명의 전생을 읽고 알려줬으며 그들의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치료했다.

그는 예언자이기도 했다. 이성과 과학적 분석이 지배했던 20세기에 예언은 불가능한 것이었다. 하지만 그는 미래를 이야기했다.

케이시의 예언은 때로는 맞고, 때로는 틀렸다. 그는 “현재의 경향과 추세로 미래를 예언할 수 있지만 때로 그 경향이 바뀌기도 한다”고 말했다.

비판론자들은 틀린 예언만 입에 올렸다. 중국이 기독교 국가로 바뀐다느니, 일본 열도가 침몰한다느니 하는 것들이 대표적이다.

괴로운 사람이 많았던 것일까. ‘합리성의 시대’에 케이시가 쓴 책은 100만 부가 넘게 팔렸다. 1980년대 갤럽의 여론조사 결과 미국에서 4명 가운데 한 명이 환생을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구식 가치와 문화를 배격하는 ‘뉴 에이지 운동’도 케이시의 영향을 받았다.

전생과 내생에 대한 궁금증은 태생적인 것이다. 불교의 경전은 ‘전생의 일을 알고자 하느냐. 금생에 받고 있는 그것이니라. 내생의 일을 알고자 하느냐. 금생에 짓고 있는 그것이니라’라고 대답한다.

과거야 어쩔 수 없지만 미래는 바꿀 수 있다는 의미 아닐까.

홍석민 기자 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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