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커룸]KTF 새 용병 역효과

  • 입력 2005년 3월 19일 01시 42분


전쟁에서 이기려면 우선 상대를 알아야 한다.

삼성 안준호 감독은 KTF전을 앞두고 가슴이 답답했다. KTF가 포스트시즌 들어 게이브 미나케 대신 교체한 포워드 크니엘 딕킨스(200cm)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었기 때문. ‘몸값이 수십만 달러인 거물’, ‘SBS의 15연승 신기록을 이끈 단테 존스 수준’이라는 등 루머만 무성했다.

그러나 1차전이 끝난 뒤 안 감독의 얼굴에는 미소가 비쳤다. 생각만큼 딕킨스가 위력적이 아니라고 본 것.

딕킨스는 전반전에 20득점을 올렸지만 후반전 2득점에 연장전에는 무득점이었다. 경기가 흐를수록 체력이 떨어졌고 무리한 공격이 많았다. 또 2차례 덩크슛을 모두 실패하면서 팀 분위기를 가라앉혔다. 딕킨스가 팀 내 최다인 9개의 3점슛을 던지는 바람에 KTF의 슈터 손규완 조동현 등은 외곽에서 좀처럼 공격 기회를 찾을 수 없었다.

허술한 수비도 문제였다. 딕킨스가 외곽에만 치중하다보니 KTF는 골밑 열세를 실감해야 했고 특히 공격 리바운드 수에서 10 대 20의 절대 열세를 보였다.

포스트시즌은 흔히 화려한 공격보다는 수비와 리바운드 같은 궂은일에서 승부가 갈린다. KTF는 마당쇠 같았던 미나케가 그리울 수밖에 없는 한판이었다.

부산=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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