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일자리의 봄은 오지 않았다

  • 입력 2005년 3월 22일 18시 24분


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지만 실업자와 구직 포기자는 오히려 늘고 있다. 경제정책의 최대 과제로 삼고 있는 일자리 늘리기가 아직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공식 실업률은 4%로 2001년 3월 이후 최고치였다. 특히 20대 청년실업률은 8.7%로 더욱 높아졌다. 아예 취업을 포기한 사람은 13만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9%가 늘었다.

고용은 경기가 회복된 뒤에 좋아지는 만큼 올 하반기에는 실업률이 낮아질 것이라고 정부는 말한다. 그러나 실업률이 조금 떨어진다고 고용의 총규모가 반드시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외환위기 이후 고용률이 계속 낮아지고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15∼64세 인구 가운데 취업자의 비율인 고용률은 지난달 62%로 일본 미국 영국 등에 비해 6∼10%포인트나 낮다. 이런 저(低)고용률 상태로는 소득분배가 악화되는 양극화를 완화하기 어렵고 소비 진작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공공부문 일자리 제공 등 단기 대책으로 잠시 실업률을 낮추는 것이 근본 대책이 될 수는 없다. 결국 민간부문에서 고용을 창출해야 한다. 정부는 고용률을 높이기 위해 서비스부문 경쟁력 강화 대책을 내놓았지만 이 부문의 낮은 생산성을 감안하면 역시 제조업 쪽에서 제대로 된 일자리를 늘리는 노력이 강화돼야 한다.

손병두 전경련 전 부회장은 최근 “기업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면 기업의 투자심리가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일자리 늘리기의 핵심 수단도 이것이다. 그럼에도 강철규 공정거래위원장은 “시장이 투명해질 때까지 공정위의 기업정책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한다. 지금은 시장의 투명성보다 기업의 투자심리 회복을 강조할 때다. 그리고 노동시장 유연화로 청년 구직자에게 일자리를 터 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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