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에 만나는 시]문태준 ‘배꽃 고운 길’

  • 입력 2005년 3월 30일 18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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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바소쿠리 뗀 알지게에 장군 하나 얹고 꽃배달 가자. 아 글쎄 요 폭 삭은 냄새를 장군 택배로 부치면 꽃이 된다누나. 뿌리 께 출렁거리는 냄새를 부리면 천 개의 가지마다 꽃으로 당도한다누나. 히히, 아들놈, 여편네 끙끙 인상 쓰며 퍼지른 고민들이 글쎄 흰 배꽃이 되어 온다누나. 늙은 배나무 둘레에도 둥근 달무리를 파고 출렁거리는 꽃물 붓자꾸나.

옛날, 밤마실 갔다가도 아랫배 묵직하면 제 집 뒷간으로 달려오던 농부들 있었단다. 장군도 항아리도 없는 이 도시여, 날마다 어디로 떠내려가나. 우리들 아까운 꽃잎이 콰르르-

시인 반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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