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권장도서 100권]<6>간디 자서전-마하트마 K 간디

  • 입력 2005년 4월 7일 18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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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디자서전은 부제인 ‘나의 진리실험 이야기’가 말해 주는 바와 같이 비폭력을 통해 이룩한 순수영혼의 투쟁사이다.

이 자서전이 선정된 것은 그의 사상이 제3세계를 대표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간디 스스로 그 사상의 가능성을 실천적 삶을 통해 온몸으로 증명하였기 때문이다. 간디는 가히 서양사상 일변도의 사상사에 실천으로 한 획을 그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간디는 비폭력 무저항운동으로 인도의 독립을 이룬 것으로 유명한데, 이 자서전은 제1차 불복종운동이 한창이던 1920년까지의 간디의 전반부 인생을 기록한 것으로 독립운동 이전의 기록이다. 그럼에도 이 자서전이 널리 읽히는 까닭은 그의 기본사상과 실천방법이 이 시기에 이미 확립되었고 이 자서전이 그 과정을 가감 없이 진솔하게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간디자서전에서 연약하지만 너무나 순수해서 그 어떤 폭력에도 맞설 수 있는 위대한 영혼을 보게 된다. 간디의 사상은 비폭력(Ahimsa)을 통한 진리파지(眞理把持·Shata Graha)라고 요약할 수 있다. ‘Ahimsa’는 모든 생물에게 어떤 해도 끼치지 않는 것을 말하는데 이를 통해 진리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랑이 있는 곳에 삶이 있다”는 간디의 말은 그의 사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하겠다.

간디가 아무도 실천한 적이 없기 때문에 어떠한 확신도 가질 수 없었던 비폭력 무저항운동을 전개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평생을 일관되게 사랑과 용서, 포용을 실천하였기 때문이다. 기실 비폭력을 외친 것은 간디가 처음이 아니다.

모든 종교는 폭력을 배제하지만 이들 종교는 이런 가르침을 개인의 삶에서만 다룬다.

간디가 위대한 것은 비폭력을 공공(公共)의 삶 속으로 끌어들였고, 이를 통해 정의롭지 못한 상태를 성공적으로 극복하였기 때문이다. 간디에게 있어 비폭력은 나약함의 표시가 아니라 오히려 강한 사람만이 택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간디가 진리파지 운동을 벌일 당시의 인도는 영국의 식민지 착취로 민중의 활력이 메말라버린 빈곤과 패배주의의 시대였다. 인도는 150만의 인원과 3억 파운드의 군사비를 제공해 제1차 세계대전의 수행에 적극 협력하였지만, 이에 대한 영국의 보답은 민족운동에 대한 강화된 탄압이었고 인도인들은 절망과 무기력 속을 헤매고 있었다.

이와 같은 열악한 상황에서의 비폭력 무저항운동은 쉽게 떠올릴 수 없는 무모함 그 자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운동을 성공시킨 원동력은 간디의 높은 도덕성이었다. 간디가 가진 도덕적 우위는 그 어떤 것보다 강한 힘을 가지고 있었고 결국 영국의 총칼을 극복함으로써 세계인들을 감동시켰던 것이다.

이 자서전은 특히 청소년들에게 좋다. 간디의 이상은 고원하고 그 실천은 따라하기 어렵지만, 이 자서전은 너무나 진솔한 자기 고백으로 구성되었기 때문이다. 독자들은 이 자서전을 읽으면서 간디가 위대한 넋으로, 성자로 추앙받는 이유를 어렵지 않게 이해하게 될 것이다. 도덕성의 힘을 증명하는 간디자서전은 물질 위주의 세상을 살아가게 될 우리 청소년들에게 더없이 유익한 인생의 길잡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조홍식 서울대 교수·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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