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기 전 한국농구연맹 총재는 8일 TG삼보-KCC전을 지켜본 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감독과 선수, 심판이 전염병이라도 걸린 듯 흥분하다 보니 농구의 재미를 떨어뜨렸다’는 것.
그의 말대로 이날 경기는 시작부터 과열 양상이었다. KCC의 거친 플레이가 쏟아졌고 심판의 석연찮은 휘슬이 나오더니 결국 TG 전창진 감독이 2쿼터 초반 판정에 격렬하게 항의하다 퇴장당했다. 관중석에선 야유가 쏟아졌고 수건 등 응원도구가 코트로 날아들었다. 게다가 1차전에 이어 2차전인 이날도 경기도중 시계가 멈췄다.
무엇보다 KCC가 후보들을 대거 기용하면서 파울을 마다하지 않은 거친 수비로 나선 게 과열의 원인. 심판까지 덩달아 흥분해 뻔히 보이는 것까지 거꾸로 판정하는 바람에 불신감을 부채질했다.
냉정을 잃은 전 감독 역시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챔피언결정전이란 중요한 경기에서 퇴장당해 라커룸에서 TV로 경기를 지켜본 책임은 그 누구도 아닌 자신이 져야 한다. 욕설과 삿대질이 난무하는 코트는 여전히 한국 농구의 우울한 현주소다.
원주=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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