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양보해도 되는데 팻감을 쓰다가 실수할 위험을 안은 채 이 9단이 패를 버틴 심리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이 9단은 수가 보이는데도 유리하다고 물러서는 것을 싫어한다. 유리하든 불리하든 수를 낼 때는 내야 직성이 풀린다. 그래서 이 9단의 바둑은 아마추어가 볼 땐 짜릿짜릿하다.
그가 흑 65의 실수를 틈 타 중앙에서 흑을 몰아가 백세를 쌓는 솜씨는 명불허전이었다. 이 9단은 1995년 입단 후 처음으로 국수전 본선에 진출했다.
87…84, 130·187…104, 165…160, 185…99, 189·195·201·207…27, 192·198·204…170. 소비시간 백 2시간 1분, 흑 2시간 59분. 210수 끝 백 불계승.
해설=김승준 9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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