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서울 강남구청이 운영하는 청소년 독서실을 찾았다. 마침 중간고사 직전이라 많은 중고교생들로 붐볐다. 그런데 우연히 야외 휴게실에 갔다가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여학생 두 명이 다리를 꼬고 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는 장면을 목격했다. 성인도 한두 명 있었지만 만류하거나 충고하는 사람은 없었다. 요즘 10대들에게 말 한마디 잘못했다가 봉변당하기 십상인지라 모른 체하는 모습이 딱하기만 했다. 그래서 안타까운 마음에 여직원에게 내가 본 상황을 설명하고 “청소년 흡연 예방 차원에서라도 계도해야 되지 않느냐”고 했더니, 그 여직원은 “직접 해보시죠. 담배는 기호식품 아닌가요?”라며 퉁명스럽게 말하는 것이 아닌가. 청소년을 올바르게 지도해야 할 공기관의 직원으로서 가져야 할 사명감은 찾아볼 수 없어 한심스러웠다. 나 몰라라 할 것이라면 무엇 때문에 ‘청소년 독서실’이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있는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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