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파]태극듀오 ‘1% 부족’… 아인트호벤 0-2 AC밀란

“1%만 보완한다면….”

한국인 최초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무대에 선 ‘미키 마우스’ 박지성(24)과 ‘초롱이’ 이영표(28·이상 아인트호벤)의 플레이는 세계 정상급 팀과의 대결에서도 통했다.

27일(한국 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산시로스타디움에서 열린 2004∼2005 UEFA 챔피언스리그 PSV 아인트호벤-AC 밀란의 4강 1차전.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아인트호벤은 전반 42분 안드리 셰브첸코, 후반 45분 욘 달 토마손에게 골을 빼앗겨 0-2로 패했다.

아인트호벤은 다음 달 5일 홈구장에서 열리는 2차전에서 실점 없이 2골 차 이상, 골을 허용할 경우는 3골 차 이상으로 승리해야 결승에 진출할 수 있다.

이날 아인트호벤은 졌지만 두 태극전사는 좋은 평가를 받았다. ‘골닷컴(www.goal.com)’은 박지성과 이영표에게 평점 10점 만점에 7점을 줘 셰브첸코, 야프 스탐, 카카(이상 AC 밀란), 고메스(아인트호벤)와 함께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 반열에 올려놓았다.

이탈리아 국영 RAI방송이 운영하는 ‘RAI스포츠’(www.raisport.rai.it)도 박지성과 고메스, 셰브첸코와 스탐에게 양 팀을 통틀어 최고 점수인 7점을, 이영표에게는 6.5점을 줬다.

박지성은 이 경기에서 파르판과 비즐리 ‘투톱’의 바로 뒤에 포진해 스트라이커와 플레이메이커를 겸하는 중책을 맡았고 이영표는 왼쪽 윙백으로 알렉스, 우이저, 바우마와 포백을 이뤄 90분을 모두 뛰었다.

전반 10분 AC 밀란 크레스포의 헤딩슛이 골문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을 머리로 걷어낸 박지성은 전반 21분에는 기습적인 25m짜리 중거리슛을 날렸고 후반 들어서도 2분과 9분 빠른 몸놀림으로 찬스를 잡았으나 골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세계 최고의 수비진을 상대로 6차례나 득점 기회를 만들었지만 마무리를 못해 아쉽다”는 히딩크 감독의 말처럼 박지성에게 1% 부족했던 것은 파워와 골마무리. 지난해 유럽 올해의 선수이자 이탈리아리그에서 두 차례나 득점왕을 차지한 현역 최고의 골잡이 셰브첸코와 비교할 때 힘과 골 결정력이 약간 부족하다는 평가. 박지성도 “충분히 넣어야 할 골을 놓쳐 책임이 크다”고 말했다.

이영표는 브라질 대표로 1994년 미국 월드컵부터 월드컵에 3회 연속 출전한 ‘백전노장’ 카푸(35)와의 윙백 맞대결에서 오히려 우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이영표가 체력과 기민성, 센스를 바탕으로 상대 공격을 차단하고 사이드라인을 따라 치고 들어가는 능력은 뛰어나지만 문전으로 정확하고 강하게 볼을 패스해 주는 테크닉을 더 연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순일 기자 stt7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