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광웅(尹光雄) 국방부 장관은 “국방개혁의 일관된 추진을 위해 범정부 차원에서 국방개혁안을 마련했던 프랑스 국방개혁의 방법과 절차를 벤치마킹하되 내용은 한국의 안보 상황과 여건을 고려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에 대해 “프랑스의 경우를 참고해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이를 법제화해 중장기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윤 장관은 업무보고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국방개혁이 법제화되면 정권 교체 때마다 군내 숙원 개혁사안들이 흐지부지되던 과거의 사례는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개혁 법제화 주요 내용=윤 장관이 보고한 국방개혁 법제화의 핵심은 병력 감축과 진급절차 개선, 독자적 방어능력 확보를 위한 전력증강 등을 법으로 규정해 향후 10∼15년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8월까지 마련할 예정인 국방개혁법안에는 이밖에도 합동참모본부 등에 육해공군을 균형 있게 편성하는 방안과 군 구조개선 방안도 포함된다.
국방부는 특히 국방부 본부의 문민화 비율을 2009년 7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윤 장관은 국방개혁법안에 병력 감축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육군을 중심으로 한 군의 ‘군살빼기’ 계획이 연내에 가시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부는 2003년부터 추진 중인 부대 정비계획에 따라 2008년까지 4만 명을 줄여 총 병력을 65만 명 수준으로 유지할 계획으로 있다.
진급을 둘러싼 끊임없는 비리와 잡음을 일소하는 것도 국방개혁 법제화의 주요 목표 중 하나다. 윤 장관은 “장성진급 심사에서 장관이나 각 군 총장의 인위적 요소가 작용했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며 “현역으로만 구성된 국방부 인사제청위원회에 민간인을 참여시키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문제점=국방부는 이날 업무보고에서 독자적 방위역량의 확보를 수차례 강조했지만 이를 실현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책은 제시하지 못했다. 국방부는 단지 노무현 정부 기간 내 국방예산을 국내총생산(GDP)의 2.7%까지 연차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정도로는 국군 정예화의 핵심인 첨단전력을 적기에 도입하기가 힘들다는 게 군 안팎의 지적이다. 특히 조기경보기와 차기유도무기(SAM-X) 등 자주국방의 핵심전력 도입사업이 예산 문제로 수년째 연기되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선 정책적 결단이 절실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프랑스식 국방개혁:
프랑스는 군의 임무와 역할이 전통적 영토방위 개념에서 국제위기관리, 분쟁예방 등으로 바뀔 것이라는 판단 아래 대통령궁과 총리실, 국방부가 공동으로 1997년부터 2015년까지 3단계 국방개혁안을 법제화해 추진 중이다. 핵심 내용에는 군 병력 감축, 징병제에서 모병제 전환, 군기지 통폐합, 국방예산 증액을 통한 첨단전력 보강, 군 조직 기동화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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