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원모(30) 씨도 최근에 늦은 밤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 사거리에서 남영동 쪽으로 차를 몰고 가다 큰 사고를 낼 뻔했다.
반대편 차로의 차량에서 비추는 강한 전조등 불빛 때문에 굽은 차로를 보지 못하고 그만 옆 차로로 넘어가는 바람에 뒤에서 달려오던 10t 화물차와 부닥칠 뻔했던 것.
“십년 감수했다”는 원 씨는 “상대방을 원망하기보다는 나부터 반성했다”고 말했다. 자신도 요즘 유행하는 고성능 HID 전조등을 쓰고 있었기 때문. 이 전조등은 기존 것보다 3배 정도 더 밝아 상향등을 켠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
인터넷 동호회 ‘클럽 드라이브베스트’ 운영자 박중완(28) 씨는 “최근 고급차에 장착되는 것으로 알려진 이런 전조등으로 개조하는 사람이 늘었다”며 “그러나 도심에서는 가로등 불빛이 충분하기 때문에 필요가 없고 상대방의 주행만 방해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박 씨 등은 동호회를 중심으로 정상 전조등을 구입해 갖고 다니며 개조 차량을 발견하면 원래대로 되돌릴 것을 권하는, 이른바 ‘눈에 힘 빼고 삽시다’ 운동을 펴고 있다.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초보운전사랑모임’에서는 회원들이 솔선수범해 ‘기본 매너 제대로 배우기’ 운동도 펴고 있다. ‘황색불일 때 교차로 진입 안하기’와 ‘우회전 차량을 위해 우측 끝 차선 공간 만들어 주기’ 등이 대표적.
또 다른 누리꾼(아이디 wovkfl1004)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운전대만 잡으면 ‘동방예의무시지국’이 되고 있다”며 “차선 바꿀 때 깜빡이를 켜고 양보 받은 차는 비상등을 잠시 켜거나 손을 들어 주는 등의 기본적인 에티켓만이라도 실천하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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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영 기자 jaykim@donga.com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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