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은 우선 북한 어선들이 꽃게를 쫓아 남하하는 것을 막는다. 6년 전의 연평해전은 바로 북의 어선과 경비정이 한계선 깊숙이 내려옴으로써 벌어진 사건이다. 2002년 월드컵 축구경기 때의 서해교전도 북측 꽃게잡이 어선을 경비하던 북 함정의 지나친 남하 때문에 터진 총격전이다. 해군은 우리 어선의 지나친 북상 어로도 막아야 한다. 중국 어선들이 우리 영해까지 들어와 잡아가는 것도 막는 것이 임무다.
▷중국 배들의 출현은 요 몇 년 새 잦아졌다. 남북이 조업허가를 제한하고 조심하는 사이에 중국 배가 하루 300∼1000척이 몰려와 ‘어부지리(漁父之利)’를 노린다. 중국 배의 조업으로 서해5도의 꽃게 어획량은 격감했다. 어민들은 “중국 배가 금어기(禁漁期)에도 쓸어가는 바람에 꽃게고 잡어고 씨가 말라 그물에 올라오지 않는다”고 호소한다. 어민들은 “그래서 조업허가 해역에서는 꽃게가 잡히지 않으니 어로한계선 너머로 가서 그물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고도 한다.
▷중국 배의 불법어로 때문에 재판도 벌어진다. 지난해 연평 일대 어민들은 정부의 단속 태만을 걸어 300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낸 적이 있다. 어민들은 올해 ‘중국 정부가 자국어선의 꽃게잡이를 통제하지 않아 피해를 보았다’며 주한 중국대사 등을 상대로 879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자구(自救)의 몸부림이다. 이제 중국 정부가 나서서 불법 어로를 막아야 한다. 꽃게 때문에 한중 관계가 나빠지면 꽃게 이상의 비용을 치러야 한다.
김충식 논설위원 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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