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는 백에게서 먼저 나왔다. 백 72로 한 점을 잡은 수가 흑 73을 허용한 첫 번째 실착. 또 실수를 만회하고자 둔 백 76이 무리수여서 하변 백 대마가 그로기 상태에 몰렸다. 하변 백 대마는 패가 나는 모양.
하지만 패도 내지 않고 백 대마를 잡으려고 한 흑 97이 패착이었다.
원 6단은 백 98로 붙여 가는 묘수를 깜빡했다. 이 한 수로 하변 대마가 전혀 피를 흘리지 않고 살아서 백이 절대 우세한 국면이 됐다.
원 6단으로선 억울할 법도 하다. 내내 우세하다가 한번의 실수로 승리를 날려 버렸으니. 하지만 승부는 그런 것이다. 승부의 여신은 수많은 실수를 해도 승리를 안겨 주는 관대함을 보여 주지만 가끔은 단 한 차례의 허점도 없는 완벽함을 요구할 때가 있다. 145·150…141, 148…142. 소비시간 백 2시간 59분, 흑 2시간 59분. 206수 끝 백 불계승.
해설=김승준 9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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