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훈현 9단이 둔 절묘한 맥점은 바로 백 50. 보통 ‘1의 일’이라고 불리는 곳이다. 귀의 맨 귀퉁이여서 평상시에는 바둑이 끝나고 공배 메움을 할 때나 두는 곳이다. 하지만 묘수는 늘 의외의 곳에 있다. 백 50은 자신의 돌을 버려 상대를 자충으로 만드는 수다. 흑이 51로 따낼 때 백 52로 막자 흑은 이을 수가 없다. 흑은 패를 피할 수 없다. 만약 흑 51로 따내지 않고 참고도 흑 1로 버티면 실전보다 더 불리한 패가 난다.
김동엽 8단은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반상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백 50은 묘수의 족보에 있는 수다. 그도 우하귀 모양이 묘수풀이 문제로 나왔으면 한눈에 답을 알았을 것이다. 하지만 실전에선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당장 패를 하지 않고 흑 55로 손을 돌린 것은 올바른 선택. 흑 57도 같은 맥락. 흑은 우하귀의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강수를 연달아 터뜨린다. 그러나 백 64로 시원스럽게 뛰어나가 백의 우세가 지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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