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멀리 똑바로 날아가는 공에 대포 같은 초대형 드라이버. 신제품이 나오면 타수는 줄어야 하는데 늘 제자리걸음인 게 골프다.
미국골프협회(USGA) 통계를 보면 아마추어 골퍼의 핸디캡 인덱스(골프장의 난이도를 감안해 산정한 골퍼의 능력 치수)는 지난해 남자가 15.2, 여자가 27.9로 5년 전에 비해 0.5∼0.6타 낮아지는 데 그쳤다.
이는 프로도 마찬가지. 미국프로골프협회(PGA) 투어 선수의 평균 타수는 올해 71.46타로 10년 전 71.18타에 비해 오히려 0.28타 높아졌다.
500달러짜리 고가 드라이버, 200달러짜리 인간공학 퍼터 등 신형 장비로 무장하느라 미국에서만 2600만 명의 골퍼가 50억 달러(약 5조 원)를 쏟아 붓고 있는 현실에 비하면 효율은 크게 떨어지는 셈. 이 같은 괴리가 생긴 원인은 뭘까. 뉴욕타임스의 분석이 흥미롭다.
우선 주말 골퍼들은 장타만 자랑하지 50야드 이내 쇼트게임의 중요성을 간과한다는 것. 골프레슨은 게임 운영보다는 스윙 교정에만 치중해 있다는 게 유명 티칭 프로 린 메리엇의 지적이다.
PGA 릭 마티노 교육국장은 “골프 코스가 예전에 비해 훨씬 길고 벙커와 워터해저드는 많아진 데다 수명이 연장되면서 ‘황혼 골퍼’가 많아져 평균타수는 올라갔다”고 덧붙였다.
뉴욕=홍권희 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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