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운영하고 있는 제주도 두모악 갤러리 관계자는 “3일 전부터 물조차 먹지 못했는데 29일 오전 찾아가 보니 의식을 잃고 있었다”며 “병원으로 옮기던 중 숨을 거뒀다”고 말했다.
그는 “한 장의 사진에는 사진가의 영혼이 깃들어 있다”고 말해 왔다. 1980년대 초반부터 제주도에 머물면서 섬의 외로움과 평화를 찍어 왔다. 2003년 12월 이명동사진상 특별상을 수상했으며 올해 1월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갤러리에서 열린 전시회에는 이 갤러리 개관 이래 가장 많은 관람객이 다녀갔다.
그는 자신의 사진을 팔거나 전시회에 출품하는 것을 꺼렸다. “모두에게 인정받기보다 나 자신에게 인정받자. 다른 사람을 속일 수는 있어도 나 자신을 속일 수는 없다”고 말해 왔다.
그는 수십 개의 라면상자에 가득 채워진 필름을 유일한 유산으로 남겼는데 생전에 이를 모두 불살라 달라고 했다. 자신이 죽으면 그것들을 자신만큼 사랑하고 아껴줄 사람이 없다는 이유였다. 평생 독신으로 지냈으며 유족으로는 김영렬(金永烈) 씨 등 형제들이 있다. 빈소는 제주 남제주군 성산읍 삼달리 두모악 갤러리. 발인은 31일 오전 10시. 연락처는 064-784-9907.
이수형 기자 so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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