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세상/김동욱]줄기세포 치료법 성공하려면

  • 입력 2005년 6월 4일 03시 02분


김동욱연세대교수·의학
김동욱
연세대교수·의학
작년과 올해 서울대 황우석, 문신용 교수 등이 중심이 되어 세계 최초로 복제된 인간배아에서 줄기세포주를 확립했다는 보고와 함께 국내 과학계는 줄기세포 열풍에 휩싸였다. 필자는 세계 과학기술 업적 중 이 연구처럼 세계 매스미디어를 강타한 경우를 보지 못했다. 이는 우리 민족의 자랑이요, 국내 과학기술 분야의 쾌거이다. 과학인의 한 사람으로서 국민과 더불어 이 연구진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낸다.

줄기세포 연구의 잠재성은 줄기세포 자체가 갖는 고유한 특성인 전분화능(全分化能) 혹은 다분화능(多分化能)만큼이나 무궁무진하다. 이런 줄기세포의 무한한 가능성을 질병 치료에 사용하거나 생물 발생 연구에도 이용하고 더 나아가 약물 탐색 등 산업적으로 응용하고자 하는 연구가 폭넓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줄기세포 연구의 1차 목표는 세포 대체 치료를 통한 재생의학이다. 미래에 이러한 기술이 확립될 경우 그 산업적 효과는 엄청날 것이다. 불치병으로 고통받는 수많은 사람이 질병에서 해방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그러나 줄기세포 치료법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당면한 다음과 같은 문제들을 잘 해결해 나가야 한다.

첫째, 줄기세포를 이용한 세포 치료 시 안정성 문제다. 이는 사람에게 적용되기 전 가장 먼저 해결되어야 할 문제라는 데 아무 이견이 없을 것이다. 특히 증식 능력이 뛰어난 배아줄기세포를 이식할 경우 종양을 생성할 가능성이 있다. 이미 분화를 마친 세포들을 사용한다 할지라도 그 속에는 덜 분화된 세포가 소량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골수 등에서 얻은 성체줄기세포도 그 기원과 전혀 다른 질병 부위에 적용될 경우 원하지 않는 조직으로 분화될 가능성에 대하여 고려해야 한다.

둘째, 세포 이식 때 일어나는 면역 거부 반응이다.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자기의 골수 줄기세포를 분리하여 이용하거나 조직 적합성이 같은 줄기세포 등을 이용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최근 황 교수팀이 만든 복제 배아줄기세포가 이런 면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셋째, 줄기세포를 배양할 때 나타나는 염색체(유전자) 이상이다. 최근 배아줄기세포 배양 시 배양 방법 등에 따라 염색체 이상이 발견된다는 논문이 연속 발표되면서 경고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따라서 어떻게 하면 정상적인 염색체형으로 줄기세포를 유지시킬 수 있을까에 대한 배양 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

넷째, 줄기세포가 원하는 대로 완벽하게 분화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 인간 배아줄기세포를 다양한 종류의 세포로 분화시키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 초보 단계에 해당된다. 현재 조금 앞서 있는 분야는 배아줄기세포를 신경세포로 분화시키는 것이며 다른 분야는 좀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그리고 최근 황 교수팀이 얻은 복제 배아줄기세포의 분화 능력을 정상적인 줄기세포와 비교하는 연구도 행해져야 할 것이다.

이 외에도 효과적인 이식을 위해 세포 수 및 세포의 분화 정도 등을 고려한 표준화된 이식 방법의 확립, 이식 세포의 생체 내 생존율 증가 및 장기간 치료 효과에 대한 분석, 줄기세포 이식 후 질병의 회복과 이식된 줄기세포와의 명확한 관계 규명, 치료효과 및 안정성 검증을 위한 다양한 동물실험 등이 행해져야 하고 사회적 윤리와도 조화가 이뤄져야 한다.

이러한 과제들을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면 줄기세포를 이용한 세포치료법은 미래에 분명 그 어떤 치료법보다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황 교수를 비롯한 전 세계의 많은 과학자가 현재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연구하고 있는 것이다.

김동욱 연세대교수·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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