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산책]송혜영/‘팀플레이’ 공포증

  • 입력 2005년 6월 7일 03시 06분


“팀플하다가 인간성 다 버리겠다.”

팀을 구성해 수업에 참여하는 ‘팀 플레이’(협동학습) 활동을 하며 나와 내 친구들은 한동안 ‘팀플 공포증’에 시달렸다.

팀 구성원 모두가 힘들면 서로 위안이 되고 그나마 고생이 덜할 텐데, 열심히 하는 일부 인원이 주어진 과제를 다 해내려니 벅찰 수밖에. 자연히 맡은 일을 제대로 하지 않은 친구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게 되고 팀플을 기피하게 만든다.

팀플 공포증은 몇 번의 팀 프로젝트 활동을 해 본 사람이라면 대부분 수긍할 것이다. 나는 이번 학기만 총 5개의 팀플을 했다. 거의 과목마다 하나씩 팀플이 있는 셈. 대인관계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교육 현장에 있는 많은 교사와 교수들이 수업에 협동학습 모형을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협동학습의 목적은 하나의 주제와 과제를 놓고 서로 대화를 나누면서 의견을 절충해 가는 과정을 경험하고 나와 다른 다양한 의견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하는 것이다.

문제는 그 ‘대화의 과정’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개인 과제는 열심히 챙기면서 팀플에는 무성의하게 참여하는 사람들의 태도도 문제다. 하지만 한 프로젝트에서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20%만 따로 모아서 다른 팀을 결성해도 그중에서 다시 20% 정도만 적극적으로 과제에 임하는 현상이 발견된다. 이를 보면 협동학습 모형 자체에도 결함이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실행되는 협동학습 모형은 전체 성과물을 놓고 집단평가만 하고 역할 분담이나 참여도에서 구성원 개개인에 대한 평가는 하지 않는다.

협동의 기쁨을 경험하지 못하고 팀 구성원끼리 서로 감정만 상하게 되는 수업 방식은 개선돼야 한다. 전체 성과물에 대한 평가와 함께 역할을 나눠 개인이 맡은 부분에 대해서도 평가가 이뤄져야 진정한 ‘협동’의 성과를 거둘 수 있지 않을까.

송혜영 이화여대 초등교육과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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