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기피 풍조가 만연한 시대에 유독 해병대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 끈끈한 동료애가 강점일 것이다. ‘한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 ‘누구나 해병이 될 수 있다면 나는 결코 해병을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등 해병대 구호들이 이를 말해 준다. 팔각모와 빨간 명찰, ‘상륙돌격형’ 머리 스타일로 상징되는 ‘폼 나는’ 해병대를 통해 자기 정체성을 찾으려는 신세대의 심리를 인기 비결로 꼽는 이도 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성취감과 자신감이다. 해병대 출신 중에는 “군대에서 인간 개조를 하고 나왔다”고 말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나약한 정신을 담금질해 전역 후 웬만한 어려움은 쉽게 극복할 수 있는 인내와 끈기를 갖게 됐다는 얘기다. 군대 가기 싫어하는 요즘 젊은이들이 새겨들을 말이다. 24개월 국방의 의무를 다한 대가로 평생 자신을 받쳐 줄 자산과 자부심을 얻는다는 건 꽤 괜찮은 일이 아닌가.
▷해병대가 21일로 신병 입대 1000기(期)째를 맞는다. 사흘 뒤인 24일은 100기 사관후보생 임관식도 열린다. 1949년 4월 15일 창설된 이래 56년 만의 겹경사다. 지금까지 해병대를 거쳐 간 사람은 사병 63만여 명, 장교 부사관 20만여 명. 모두 해병대라는 용광로를 거쳐 강인한 한국인으로 거듭난 사람들이다. 이들과 함께 해병대의 무운장구(武運長久)를 빈다.
송문홍 논설위원 songm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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